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1년에 2번 전국 공채를 통해 연간 130여 명씩 신규채용을 진행합니다. 때에 따라 틀리지만 대략 사회복지 및 NGO 관련 학과들을 졸업한 대학생들 1천여 명 내외로 응시를 하니 경쟁률도 꽤 높은 편입니다.
퇴사자가 많아서 많이 뽑는 것은 아니고요^^
기관이 매년 꾸준한 성장을 하기도 하고 육아휴직제도가 잘 되어 있어 직원이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후임 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배치합니다.
(이게 순환구조가 되어 입사한 직원들의 결혼과 출산, 재출산이 활발한 편입니다. 저출산이 심각한 한국사회가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보통 채용면접을 하면서 면접관들이 대부분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이
" 우리 기관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자원봉사활동은 혹시 해본 적이 있나요?"
대부분 지원자들은 저희 기관에서 실습이나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 학생들이긴 합니다. 그래서 기관이나 사업설명을 직원들보다 더 자세히 하는 지원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간혹 이런 학생들이 있습니다.
"사회복지기관에 입사 준비를 하며 귀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를 보다 보니 제가 생각하던 비전과 사명을 갖고 있더라고요. "
"전 귀 기관의 비전과 핵심가치가 너무 맘에 듭니다. 제 가치와 동일합니다. 전 꼭 입사해서 뜻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이런 지원자들 90%가 아주 말을 유창하게 한다는 겁니다. 홈페이지를 달달 외웠으니 질문에 막힘이 없습니다. 면접관이 서류를 꼼꼼히 보지 않으면, 혹시라도 지원자가 거짓말을 한다면 걸러내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지원자들은 거의 선발되지 않습니다. (간혹 사업상의 필요로 경력 좋고 운 좋은 친구들이 입사하기도 합니다)
비영리기관들의 홈페이지에는 각 기관들의 고유한 가치와 미션, 비전이 나와있어서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꼭 참고해야 하지만 비영리의 특성상 대부분 훌륭한 단어와 문구들이 존재합니다.
외우다 보면 사랑에 빠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
입사를 원하면 홈페이지와 사랑에 빠지지 말고 사업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혀가며 자원봉사활동을 꼭 먼저 하세요.
입사를 희망하는 NGO와 몸으로 사랑에 빠져야지, 암기로 사랑에 빠지면 아니되옵니다.
두 번째 질문은
"우리 기관이나 다른 사회복지기관에 정기후원을 해본 적이 있나요?"
후원방법에는 일시적으로 기부하는 일시 후원,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정기후원이 있습니다. 의외로 사회복지기관에 입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정기후원과 일시 후원의 차이를 잘 모릅니다. 분명히 정기 후원해봤냐고 물어봤는데, 10명 중 3~4명은 어디 어디에 한두 번 기부해봤다고 대답을 합니다.
지금은 모금 플랫폼도 아주 다양하고 소액으로 후원할 수 있는 방법과 기기에 자주 노출되어 기부/후원이 낯선 게 아닙니다. 특히 모금 개발을 하는 NGO에 입사하려는 학생들한테는 더더욱 낯설지 않아야 합니다. 면접관들은 일시적인 후원을 학생들이 1~2회라도 당연히 해봤을 것이라고 여깁니다. 면접관들은 1천 원씩이라도 최소 6개월 이상 정기후원의 경험을 갖춘 지원자들을 선호합니다. 꼭 입사 면접을 하고 있는 해당 기관이 아니어도 됩니다.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는 사람이라야 후원자 입장에서 기관을 바라볼 수 있답니다. 성실하다는 느낌도 상대방한테 줄 수 있을 테고요.
한 가지 팁!
지원하는 기관에 1년 이상 장기간 후원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보여줄 때, 입사지원자와 면접관의 관계가 '회원 VS NGO기관 직원'으로 변하는 매직이 됩니다. NGO는 후원회원님이 제일 소중하거든요^^
본인이 일하고 싶은 영역의 2~3곳의 사회복지기관을 선정해 미리미리 자원봉사활동도 경험하고 정기후원도 장기간 하면서 차근차근 입사를 준비해온 후배들과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