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INGO는 UN과의 협업을 기본원칙으로 합니다. UN은 INGO들의 위상에
따라 3가지 종류의 협력지위를 부여하며 각 분야에서 상호 협력관계를 유지합니다.
보통 UN에서는 공식 언어로 주로 영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외에 불어, 중국어, 러시아어, 아랍어 이렇게 총 6개의 언어가 공식 언어인데 영어의 비중이 제일 높다고 하네요. UN직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영어로 소통하다가 잘 안되면 불어 또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그래도 잘 안되면 각자 모국어와 제스처로 얘기한다는 썰도 있습니다.
그러면 세세한 감정까지 깊숙이 전달된다고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
UN을 따라 활동하는 시민사회의 핵심 활동무대를 보려면 알파벳 T자를 기억하면 됩니다. 지구본 뉴욕에서부터 유럽 스위스까지 한 줄을 긋고 그 가운데에서 아래로 다시 선을 그으면 T자가 되는데요. 아래 선은 아시아의 태국으로 그어집니다. (실제 가로선의 가운데는 태평양인데 바다 한가운데서 활동할 순 없으니 태국을 기점으로 삼은 셈입니다) 그래서 이들 지역에 UN본부가 있고 그 지역을 위주로 국제적 이슈 및 시민사회와 관련된 각종 어젠다가 발표됩니다.
여러 INGO들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국제정치가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아시아에서 태국 방콕보다는 우리나라가 더 유리한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 위 T자의 아래선을 방콕에서 서울로 가져오는 건 어떨까 고민해본다면, 우리나라 시민사회의 활동성과 성숙도가 그만큼의 위상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뀐 세계 유일한 나라라는 것은 이제 차치하더라도 현재의 경제력이나 문화활동, 지정학적 위치, 시민사회역량 등을 돌아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가차원의 정식 외교활동 외에도 사회 각 분야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설명과 설득을 통해 외국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등으로 보는 영상문화역량, BTS를 필두로 한 K-POP의 음악 역량, K-FOOD와 WEBTOON 등에서 볼 수 있는 한류에의 관심이 다 공공외교의 범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원도 38휴게소에서 만난 세계지도
한국의 시민사회역량은 어떨까요? 국내 기부액만 봐도 2020년 14.4조 원으로 전년보다 살짝 줄었지만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세계 기부환경지수의 한국 리포트를 보면 한국 기부문화환경은 전반적으로 중/상위 그룹에 속해있음을 알 수 있지요. 기부지수가 타 국가들보다 높진 않지만 아시아에서 상위권이고 세계 순위에서도 점차 올라오고 있습니다.
국내 사회복지기관들의 사업영역도 아동/노인/장애인 등의 전통적 영역에서 ESG/사회적 기업/상담치료/온라인서비스 등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세분화된 개인과 조직의 욕구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기관들과 NGO들이 많아졌고 한국에서 생겨난 INGO들은 UN과의 협업을 확대하면서 글로벌한 활동을 규모 있게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이슈가 있는 현장에서 한국 NGO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의 대형 INGO들은 한국을 글로벌 모금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여겨 앞다퉈 국내로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꼭 해외현장에서 일을 하거나 UN기구에서 활동하는 것만이 시민사회 쪽의 공공외교역량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지역 어딘가에서 아동의 권리 향상을 위해 근무할 때에 UN 아동권리협약을 이해하며 그에 기반하여 업무를 추진할 수도 있고요. 사회적 기업의 카페에서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커피 원두를 사용하면서 대안경제활동에 참여하거나 구호활동에 이바지할 수도 있습니다. 친환경제품을 이용함으로 세계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고 행동변화에 동참할 수도 있지요.
이런 사람들과 활동들이 많아질 수록 우리나라가 시민사회의 공공 외교력을 더 높여 나갈 것이고 결국 세계 속 시민사회활동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과 2~3년 전에도 북미 시장을 개척하려면 영어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빌보드 차트 1위가 불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웹툰이 일본 망가를 따라 잡을 순 없다고 생각했고요.
사회복지프로그램은 항상 영국과 미국, 일본 모델을 본떠 만들었고 시민사회는 유럽과 미국의 시스템이 선진적이니 우린 그걸 따라가야 한다고 그동안 여겼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시민사회영역과 사회복지분야에서도 자긍심과 도전정신을 갖고 우리 것을 세계 속에 선보이면 어떨까요? 이미 한국에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NGO들이 사회 여러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국제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요.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정과 나눔 문화를 전세계에 보급하는 K-NGO의 앞날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