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하는 모두의 안녕과 평안을...
돼지++ 껍데기 25
스무 살 된 아들이 드디어 군대에 갔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집이 휑한데
아들마저 입대해 버리니
집안 곳곳 빈자리가 더욱 휑하다.
황망한 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고에 예민해졌는데
군대에서 본의 아니게 사고를 당할까 봐 걱정마음 한가득이다.
아들 한 명인 가정은 걱정바구니 한 번이면 족할 텐데
아들이 두 세명인 가정은 정말 힘들겠다.
비슷한 시기에 세월호 10주기를 맞았다.
부모를 잃은 마음보다 자녀를 잃은 마음이 더욱 쓰리다고 했던가.
10년간 나보다 더한 안타까움과 황망함을 끌어안고
힘들게 버텨온 유가족들이 대단하다.
사회적 참사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위정자들을 모시고
자녀들 고만 팔아먹으라는 몰상식한 사람들과 함께
단식농성하는 유가족옆에서 피자 시켜 먹는 몰염치들 속에서
같은 하늘 아래 가슴 치며 살아온 유가족들의
다 타버렸을 숯검댕이 마음이 측은하다.
귀가하는 차 안에서 혼자서 조용히
10년 전 안타깝게 명을 달리 한 아이들,
10년간 어쩔 수 없이 살아왔을 유가족들,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우리 어머니와 갓 입대한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추모하며 응원했다.
누군가 너를 위해, 힘들어하는 당신을 위해
조용히나마 기도하고 응원하고 있음을 잊지 말기를.
그러면서 힘든 세월을 극복하는 각자의 껍데기들을
두텁게 만들어 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