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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 소 Nov 20. 2022

배우는 부모, 자라는 아이

STOP! 아동학대!!

>>> 생후 4개월 아기 굶겨 숨지게 한 20대 친모 (2022년 11월 18일, 한국일보)

>>> 초콜릿 모두 먹었다" 10대 아들 폭행한 40대 계부.. 코피까지 흘려 (2022년 11월 19일, 세계일보)

>>> 35년 전 기억, 아직도 날 괴롭혀... 아동학대 피해자의 고통 (2022년 11월 19일, 헤럴드경제)


잠잠했던 아동학대가 다시 빈번해지는 걸까요? 11월 들어서 아동학대와 관련된 뉴스 기사들이 많이 보입니다. 낙엽이 떨어지면서 어른들이 아동을 더 학대하는 것이 아닐 텐데, 유독 10월 말부터 아동이 학대받았다는 뉴스가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매년 11월 19일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여성과 아동의 권리 옹호를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기구인 세계여성정상기금(WWSF: Women's World Summit Foundation)이 지난 2000년에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과 예방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정한 기념일이지요. 우리나라도 2011년 아동복지법에 '아동학대 예방의 날' 규정을 신설하면서 법정기념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 11월 19일부터 1주일간은 아동학대 예방 주간으로 민관이 아동학대 문제를 이슈화하고 대처/예방 등에 있어 사회적 관심을 고취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11월에 아동학대사건이 갑자기 많아지는 게 아니라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아동학동 예방주간에 맞춰 아동학대 사건을 더욱 이슈화시키는데 힘을 쏟다 보니 눈에 좀 더 띄는 것입니다.


온라인 포털에서 '아동학대'를 검색하면 나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아동학대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나옵니다. 정부와 전국의 지자체들이 아동보호 정책과 아동학대 예방 사업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대체 왜 아동학대 사건은 계속 나오는 것일까요? 아동을 둘러싼 사회적 보호체계와 감시망이 두텁게 만들어지고 있는 거 같은데 왜 아이들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동을 보호해야 하고 학대를 예방해야 한다는 국가적 정책과 사회적 인식은 예전보다 많이 고도화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보호체계와 감시망이 완벽하진 않아서 이들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나가야 함은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 거시적인 관점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가정과 그 구성원들에게 집중하는 미시적인 접근도 너무 중요합니다.


2021년도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주요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아동학대 사례 건수는 2017년 2만 2367건에서 2021년 3만 7605건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년 지속적인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죠. 또 2021년 학대행위자 유형 중 부모의 비율은 83.7%, 아동학대 발생 장소 중 가정 내 발생은 84.2%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여전히 가정 내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죠.


가정 내 부모의 인식과 양육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아동학대사건이 줄어들지 않겠구나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 아이와 얼굴을 맞대고 사는 가정 내 부모님들이 아동의 권리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고 우리 아이들을 인격체로 존중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자세가 그냥 생기지는 않겠죠. 아이들과 올바르게 소통하는 방법도 저절로 습득할 수 없습니다.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죠.

꾸준히 양육방법에 대해 교육받고 아이들과 소통하려는 노력만이 가정 내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셋이나 키운 저도 아이 한 명 한 명 모두 성격이 달라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이를 10명을 키웠어도 세대 간 특성과 문화적인 감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양육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는 금방 큽니다. 3살, 7살, 12살 15살 때 양육방법과 소통기술이 같을 수 없겠지요.

한 명의 아이를 키우더라도 연령별로 내 아이를 대하는 법에 대해서 꾸준히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과 더불어 주변인들의 아동에 대한 인식 제고도 아주 중요합니다. 아동의 권리를 이해하고 보살핌이 필요한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려는 자세를 주변인들이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 부모 학벌이 안 좋으니 자녀는 꼭 대학에 보내야지! 국영수학원은 기본이니 억지로 공부시켜~

 - 애들은 매로 다스려야 바르게 크는 거야!

 - 제시간에 밥을 먹어야 건강하니 입 벌려서 억지로라도 먹여!

 - 30분인데 뭔 일 있겠니? 애 혼자 놔두고 장 보러 갔다 와~

 - 부모님 무서운 줄 알아야지. 팬티만 입혀서 현관문 앞에 세워놔. 그럼 금방 부모 말 들을 거야!


이런 조언을 아이 키우는 부모한테 주변에서 해주면 안 됩니다. 정확하고 긍정적인 양육방법을 알려줘야죠. 물론 부모님들한테 올바른 양육법을 알려 줌과 동시에 힘찬 격려, 지지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다행히 여러 지자체와 많은 시민단체들이 무료 혹은 저렴하게 양육방법에 대한 여러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 캠페인도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서 참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좀 더 효과적인 양육기술을 습득할 수 있을 겁니다. 아동 권리에 대해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아동학대 예방의 효과도 가져갈 수 있을 것이고요.


우리 서로 노력해서 아동학대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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