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르는 소 Dec 23. 2022

성공적인 펀딩 제안서 쓰기

사회공헌기금 확보를 위한 제안서 쓰는 팁

연말이 되니 여기저기 기업들과 사회복지기관들이 함께한 봉사활동에 대한 기사가 넘쳐납니다. 어느 기업이 어떤 사업에, 어디 기관에 얼마를 기부했다는 훈훈한 소식도 많이 들리고요. 사회의 다양성과 지속성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바쁜 연말이지만, 더욱 많은 봉사활동과 기부 소식이 사회 곳곳에서 넘쳐나기를요!!!


사회복지현장에서 활동하다 보면 기업들과 어떻게 파트너십을 맺게 되었는지, 기금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하였는지, 사업제안서를 어떻게 작성했는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외부 기금을 확보해서 사업의 양과 질을 높이려는 사회복지현장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외부 기금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제안서 작성법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정도로 사업제안서 작성이 중요하긴 합니다. 지금도 직원들의 사업제안서 작성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고 있지요.

사업경력이 많은 직원들도 기금 펀딩을 위한 사업제안서를 만들어보라고 하면 작성 포인트를 어디에 둘지 몰라 당황해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NGO 활동가로 갓 입사했거나 외부 기금을 확보해야 하는 현장 직원들의 가장 큰 고민이 펀딩 목적 사업제안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일 겁니다.


규모가 큰 사회복지기관들은 자체적인 교육시스템과 자료 공유체계를 갖추고 내부 교육을 통해 사업제안서 작성요령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또한 사회복지협의회나 지역의 사회복지사협회, 다양한 사회공헌 컨설팅 기관들이 성공적인 펀딩 제안서 쓰기에 대해 많은 교육 커리큘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성공적인 기금 확보를 해온 전문가들이 자기의 경험을 쏟아낸 강좌들이 많으니 두서너 개 선택 후 집중해서 공부하다 보면 제안서 작성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겁니다. 가이드에 따라 많이 작성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만의 핵심역량을 키우는 게 필요합니다.

1차 제안서는 핵심 내용만 압축 요약해서 제출.

저도 성공적인 경험을 많이 가진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매년 기금 확보를 해서 제가 맡은 단위의 목표를 꾸준히 달성해왔으니 여기에 팁 하나 투척하는 자격은 될 거 같습니다.


파트너 기업 및 기관에 pick 될 '획기적인 사업제안서'를 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6하 원칙에 의해서 작성하고, 사업의 기획의도와 사회적 배경, 사전/사후 효과성 검토, 사업결과 검증과 평가분석 등의 내용과 제안서 양식, 작성방법은 저 위에 언급한 수많은 강좌에 들어가 있으니 여기선 생략합니다. 기본적인 공부는 기본적으로 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는 법입니다.

답은, 각자 열심히 공부하면 됩니다. ^^


주로 기업들을 통해 펀딩을 하고자 사업제안서를 쓸 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첫째, 제안사업의 시기적 적절성입니다.


혹시 신문을 보시나요? 온라인 신문 말고 지면으로 보는 신문을 말합니다. 매일의 조간/석간신문은 그날의 주요 사회 정치적 이슈를 중요도에 따라서 지면 할당으로 보여주니 내가 모르는 분야의 사건들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신문에서는 여러 기업들이 어느 분야에 얼마를 투자하고 미래를 준비하는지, 요즘 뜨는 사업과 기업은 어딘지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임직원들은 이런 지면신문을 보고 있습니다. 매일 TV 뉴스는 보시나요?


온라인 팟캐스트나 유튜브 등의 뉴스 말고 공중파 방송의 뉴스를 말합니다. 사업제안의 최종 결재 권한을 가진 파트너 기업의 임원진은 공중파 뉴스를 매일 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런데 나는 TV 뉴스도 안 보고 온라인에서 내가 보고 싶은 알고리즘의 뉴스만 보면서 내가 쓰고 싶은 제안서만 쓴다?  내용도 좋고 편집도 최신 트렌드에 맞게 했어도 선택되지 않을 경우가 큽니다.

일단 나와 우리 기관의 사업을 시의적절한 사회적 이슈와 잘 엮어서 공적 가치체계를 높이려는 의도가 제안서에서 잘 보여야 합니다.


둘째, 제안사업을 '나'한테 맞추지 말고 '상대방'에 맞춰라입니다.


이런 얘기도 위의 여러 교육강좌에서 많이 합니다. 우리 기관 중심의 사업에 맞추지 말고 파트너가 될 기업의 사업에 맞춰서 제안하라고 하죠. 맞는 얘기입니다.

다만, 제 강조점은 약간 다릅니다.


내 눈높이와 내 업무에 맞추지 말고 기금을 확보하고자 하는 파트너 기업의 눈높이와 방향에 맞추라는 얘기입니다. 피드백을 신속하고 적합하게 해야 합니다.  

활동가들은 주어진 고유업무에 외부 기금 확보까지 하려니 엄청 바쁘지요. 기업과 미팅 후 빨리 한다고 했는데, 수정제안서 만들고 전송하는데 1주일 정도 지났습니다. 무슨 일을 같이 할 수 있을까요?

내가 할 일이 많아서, 우리 팀장님이랑 부장님 검토를 받아야 해서, 우리 기관의 이벤트가 많아서 등은 '나' 한테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기금사업을 위해 한시적으로라도 내 업무의 우선순위를 상대방 기업/기관에 맞춰 보세요. 신속하게 대응하고, 상대방 기업의 규모나 눈높이에 맞는 문서와 전문성을 대입하다 보면 우수한 펀드레이저가 되어 있을 겁니다.


또한 사업의 탄력성을 가져주면 좋습니다.  서로의 사업목적과 방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서로가 각자의 사업 얘기만 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속한 기관의 고유목적사업의 의의와 방향성을 잃지 않으면서 기업의 욕구와 사회적 이슈를 잘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기금사업의 확대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셋째, '내 아이디어와 시간을 보호해라'입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사업제안서를 작성할 때, A4용지 1~2페이지 이내로 작성 후 외부기업에 보내라고 합니다. 물론 정기적인 사업 공모전 등에는 제대로 작성된 제안서를 제출해야겠지요. 보통 기업 사회공헌/ESG경영 관련 부서나 관련 재단 등에 아웃바운드로 사업제안서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업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성껏 만든 10여 페이지 이상의 제안서를 보낼 이유가 없습니다.


핵심만 뽑아낸 요약서는 바쁜 시기에 상대방이 편하고 요약된 제안서를 마주 보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소중한 내 아이디어를 보호할 명분도 있습니다. 파트너 기업에서 제안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약간의 협의가 진행된 다음에 구체적인 제안서를 주고받으면 됩니다. 잘못하다가 소중한 내 사업 아이디어를 도용당할 수도 있습니다.  



눈에 띄는 사업제안서, 성공하는 사업제안 스킬, 효과적인 기금 확보 전략 등 좋은 강의들이 많으니 일단 공부하면서 우수 제안서 샘플에 내 사업제안을 입혀보는 요령을 갖춰 나가면 아이디어도 생기고 요약하는 기술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기업 등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는 일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시대를 읽고 사회 흐름을 읽어내는 관심, 내 사업의 확장성을 넓히는 탄력성, 핵심 내용을 요약하는 기술과 신속한 피드백 역량을 갖추는데 집중해보세요. 기금사업을 확장하는데 훨씬 높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과 노력 없이 전문가 혹은 대형 NGO의 사업제안서 양식과 내용만 확보한다고 해서 나의 성과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사회복지현장에 다양한 외부 기금이 더 넘쳐나고 그에 따라 사업의 양과 질도 높아져서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마중물이 되려고 노력하는 수많은 사회복지사들과 현장 활동가들을 응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이지 않는 이들의 소중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