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기록]완주 솔뫼 캠핑장에서의 1박 2일

이쯤 되면 나에게 캠핑은 밖에 나가서 먹는 일

by 김계환

지난 주말 다녀온 곳은 완주에 위치한 솔뫼 캠핑장이라는 곳이다. 워낙 유명하기도 했고, 예약하기도 어려운 곳으로 알고 있던 터라 주말에 비어있는 사이트를 보고 냅다 예약을 했다. 장소의 전경을 담지는 못했지만 분위기는 영상에 담아보았다. 사이트마다 편차는 있겠으나 대부분 계곡과 산이 보이는 사이트 들이었다.


이번 캠핑의 시작은 혼자 가더라도 간다는 생각이었다. 손님이 온다면 오는 대로 같이 있어보고 아니면 혼자도 좋아!라는 생각이었다. 캠핑장비의 준비도 얼추 막바지였고, 솔캠을 나가면 어떤 느낌일지 알고 싶기도 했다. 마음속에 약간의 분기점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캠핑 그 자체일까, 사람들과 가는 캠핑일까. 궁금했다.


도착해서 사이트와 주변을 한번 쓱 둘러보고 자리 잡은 사이트에 타프를 낑낑대며 쳤다. 타프를 한 번도 쳐본 적이 없던 터라 2시간 동안 팩을 옮겨 박고 다시 펼치고 씨름을 했다. 그늘을 만들어줄 타프를 가장 덥고 햇빛이 강한 시간 때에 치다니. 어리석지만 어쩔 수 없다. 능숙하지 못한 건 죄가 아니다. 완성한 타프가 설치된 각은 마음에 별로 안 들었다. 높이가 마음에 안 들어서 한쪽에는 추가 폴대도 설치해보고. 옆 사이트에 계셨던 부부 캠퍼의 타프각은 영롱하였건만. 다만, 다음에 친다면 조금 더 빨리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두세 번 치다 보면 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아베나키 에볼루션 쉘터와 커브타프. 다음번엔 타프 밖으로 쉘터를 뺄것.


1호 손님은 두시반이 조금 넘어 도착했다. 사전에 물어봤던 요청 메뉴는 큰 고기. 큰 고기를 원했다. 뼈가 있는 토마호크 우대 갈비 그냥 큰 등심 중에 고민을 했다. 구입한 건 등심이었다. 트레이더스에 파는 호주산 mb2+ 등급의 고기. 크기랑 육색 약간 적은 듯이 퍼진 지방 큼지막하게 붙은 새우살로 추정되는 부위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굽느라 바쁘고 친구가 영상을 찍어줬다. 팬 프라잉 마늘 로즈마리 버터 조합으로 구웠다. 아직 두꺼운 고기를 익힘 정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고루 굽는 건 어려운 일이다. 차차 나아지겠지. 수정사항은 굽는 온도를 좀 더 올리고 레스팅을 팬 바깥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정도. 그래도 맛은 좋다.

치익 지글지글
마늘 추가
레스팅 한후에 꺼내서 커팅
그리고 서빙

앉아서 사는 이야기나 조금 더 하다가 맥주 마시고 입이 심심하니 닭꼬치를 구웠다. 꼬지 막대는 거슬려서 빼버리고 그냥 그리들에 구웠다. 이때쯤 느낀 것 같다. 아 내 캠핑의 콘셉트는 경치가 좋은 곳에 나가서 먹고 마시고 대접하는 데에 있구나 하고 말이다. 솔캠으로 나갔다 와보기 전엔 아마 이런 생각을 계속하지 않을까 싶다. 이쯤 되면 이 글들이 캠핑 기록인지 먹부림 기록인지 약간은 헷갈린다.

닭꼬치 구이(-꼬지 막대 +그리들)

뉘엿뉘엿 해가 져 갈 때쯤에 저녁으로 크림 파스타를 만들었다. 모 프랜차이즈 식당의 투움바 파스타 레시피를 참고해서 꾸린 레시피다. 알프레도 파스타 베이스에 파프리카 파우더 고춧가루 조금 페페론치노가 들어간. 걸쭉하니 꾸덕꾸덕하니 해 먹을 때마다 참 좋은 맛이다. 산이랑 계곡 보면서 먹으니 분위기도 좋았고.


해가 지고 난 뒤에는 조명을 하나 켜고 친구는 화로대에 불을 지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나서 2호 손님이 도착했고 술이나 홀짝이며 사는 이야기들을 하고. 배불리 먹고 둘러앉아서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 나눠먹을 것을 만드는 시간만큼이나 좋아하는 시간이고 여유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앉아서 보내는 시간
해가 지고나면 화롯대에 불을 켠다.

다음날 아침이 밝고 난 후에 아침식사는 남은 재료들을 넣고 만든 라면으로 했다. 이전에 청수원에 갔을 때 시작했던 남은 재료 다 털기. 신기하게도 다시 만들 자신이 전혀 없는 맛있는 맛이다. 매번 그 맛이 다르기도 하고. 이번엔 남은 닭꼬치, 전날 남은 바지락 술찜, 베이컨과 양파 볶음이 들어간 매운맛 진라면이다.

아침식사

아침을 챙겨 먹고 나서는 사이트 전경을 구경하러 돌아다녔다. 다른 사람들의 텐트와 타프 캠핑 스타일도 구경하고.


사실 이날 솔뫼 캠핑장을 예약한 건 거창한 마음가짐은 아니었다. 사전답사. 다음에 다시 올 때 어디 사이트를 예약할지 확인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솔캠으로라도 가려고 했었고. 궁금했던 사이트는 2단지에 있는 잔디밭 뒤쪽의 파쇄석 사이트. 잔디밭이 사진으로 본 것처럼 광활하진 않았지만 다시 한번 오고 싶은 마음과 온다면 예약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한적하고 넓은 곳이었다. 캠핑장 자체는 엄청 넓고 큰 곳이었다.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계곡 접근성이 좋았다. 수심이 조금 있는 곳엔 보트도 비치해 두셨고 수영장도 있었다. 관리하시는 분도 친절히시고 캠핑장 입구를 기점으로 돌아다니시며 관리하셨다. 대부분 가족단위 캠퍼분들이셔서 밤 시간 때에도 조용했다. 그렇기에 말소리에 조심하게 되는 것이 굳이 굳이 고르자면 마음에 걸리는 단 한 가지였던 곳이다. 다시 오게 될 다음의 기회를 생각해본다.


1박 2일 솔뫼 캠핑장에서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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