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캠핑이라는 행위의 시작
여행과 사람 사이에서
무엇인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는 것은 확실히 계기가 필요한 일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건 행위를 대상으로 하건. 최근 특별한 취미랄 게 없었던 자신을 요리 연습이라는 핑계로 가두고 있었다. 하지만 대접하는 대상이 사라져 버리거나 함께할 인원이 불투명 해지고 나니 다소 흥미가 식어 들게 된 것이 나에게는 사실이다.
그런 찰나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캠핑이라는 행위이다. 거주 지역을 옮기고 새로운 거처에 자리하고 난 뒤 약한 공황에 시달렸다. 물론 잠시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나아지긴 했지만 공포는 여전히 남아있다. 내가 필요한 건 결국 사람이었다. 그리고 캠핑은 사람을 친구를 또 누군가를 만나게 해주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친구의 텐트에 내가 하나 둘 모아 왔던 캠핑용품과 그들의 용품을 모았을 때 꽤나 그럴듯했다. 그렇게 노지로 첫 캠핑을 나갔고 꽤나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여럿이 모인 기분 그 자체였다. 내가 필요한 건 캠핑이라는 핑계를 통해 사람을 만날 계기였다. 그리고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낼 적당한 이유였다.
밖에 불을 지피는 걸 핑계로 둘러앉어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 자체가 그리웠던 것 같다. 시리즈처럼 꿔대던 악몽도 이 즈음해서 멈추기 시작했고 불현듯 찾아오는 불안장애도 서서히 멈추기 시작했다. 무언가 일이 아닌 외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수단이 필요했던 건 확실하다. 보상심리도 컸을 듯하다. 무엇인가 취미에 가까운 행위가 없었으니 그럴 법 하다.
여행을 다니는 내용으로 브런치를 써보자고 생각한 지 어느덧 몇 달이 그새 흘러버렸다. 딱히 여행이라는 걸 다닐 만큼 나다니는걸 취미로 하지 못했다는 걸 늦게 알아차린 걸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도 코로나로 인해 늘어난 캠핑을 다니는 사람들 틈바구니 속 흔한 사람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지역에 찾아가서 주변을 구경하고 캠핑을 하는 것 그리고 또 캠핑을 나갈 준비를 하는 것 자체가 지금으로써는 너무나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다. 글을 통해 감정을 써내려 가는 것이 공대 출신의 나에게 얼마나 해낼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나온 감정들을 다시 돌이켜보고 잊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글과 사진이라는 수단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