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그 순간의 힘이 모든 한계를 넘어 퍼져가리라.
"관계로서가 아니라 존재로서 소중함을 느끼는 마음, 그런 게 아마 사랑일 거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봤던 글귀다. 이 글귀가 내가 지나온 모든 시간들을 사랑으로 물들여주었다.
그때의 당신이 내 인생에 나타나주어서, 나와 함께 세상을 이겨내 주어서, 걸어주어서, 뛰어주어서, 소중했던 존재들이 사랑이라는 것을 난 안다.
중학교 때 체험학습으로 어린이대공원을 갔었는데, 동물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와 함께 햇빛 잘 드는 벤치에서 낮잠을 청했던 친구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종종 야자학습을 째고(?) 미군부대 앞에서 튀김을 사서 노래방을 가던 친구도 있었다. 대학생 때는 말도 안 되는 술주정을 받아주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다 내 곁을 떠났다. 그때는 내가 얼굴이 못나서, 성격이 모나서 내 곁을 떠난 줄 알았다. 그 친구들은 내가 싫어서 떠났다고 생각했다. 떠난 친구들이 미웠고,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내 인생에 존재해 소중했다. 아마 내가 그 친구들의 좋은 추억만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 친구들이 내가 싫어서 떠난 것이 아니라 그때의 우리는 그렇게 멀어질 수밖에 없던 인연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들도 당신들의 인생에 내가 있는 그 시간에는 나를 사랑했을 거라고, 나처럼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여러 형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는 않겠지. 그래도 당신들이 내 인생에 존재해서 소중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나는 사랑으로 가득 차겠지.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많은 것을 배우겠지. 그리고 단단해지겠지. 그리고 또 사랑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