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9. -아픔의 시작
2015. 6. 9.
-아픔의 시작.
오늘은 무척 아팠단다.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서 걸어 다닐 수가 없었어.
소화도 잘 안돼. 누워서 계속 핸드폰으로 ‘아랫배가 콕콕’ 따위의 단어를 검색했지.
너의 아빠이자 내 남편 형규는 날 위해 손도 주무르고 발목도 주무르고 푸른 주스도 떠주고 하면서도 내가 아픈데 자긴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음에 미안해했어.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아픔.
이게 너로 인한 아픔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난 덜컥 겁이 났어.
형규에게 “나 무서워.” 하고 말했지.
평소에도 소화기관이 신통치 않은 나여서 입덧을 시작하면 얼마나 아프고 힘들지 걱정이 되었지.
너로 인한 아픔이라고 말하니 네가 괜스레 미안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네.
미안해하지 마. 아픔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 테니.
난 그렇게 기대하기로 마음먹었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픔의 시작은 겁이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