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유목민

by 연경

검은 아스팔트 사막 위를

충전기 줄 하나에 의지해 걷는다


빨간색 배터리 숫자가

심박수처럼 가빠지는 오후


우리는 카페라는 오아시스를 찾아

콘센트 옆 명당을 선점하는

현대판 부족민들


와이파이 신호 세기에 따라

안색이 변하고 구글 지도의 파란 점이

나의 실존을 증명하는 세상


텀블러 속 얼음이 녹아내릴 때쯤

다시 짐을 싸서 떠나는

이름 없는 여행자


우리의 고향은 집이 아니라

신호가 잘 터지는

어느 이름 모를 거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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