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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루 Jan 19. 2023

학창시절 J와의 연애

시작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지

누군가 나를 좋아한다는 건 참 기쁜 일이고 설레는 일이다.


피곤한 눈을 부릅뜨고 쏟아지는 잠을 참아가며 핸드폰만 부여잡고 있었다. 뜨거운 열대야를 지나던 여름밤이었음에도 이불속에 몸을 한껏 웅크려 들어간 채, 핸드폰 불빛이 새어 나가지 않게, 답장 하나에 피어나는 입가의 미소를 들키지 않게 J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텍스트 상자에 띄워 보내는 미묘한 단어들 사이에서 서로의 감정을 곁눈질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J가 먼저 운을 떼었다.

“나 요즘 호감 가는 사람이 생겼어..”


나는 알면서도 몰랐다는 듯이 묻는다.

“누군데? “


J편의 말풍선은 몇 분간 요동을 치다 수줍게 그러나 결연하게 피어올랐다.

”눈이 정말 예뻐. “

“웃는 모습이 예뻐서 반했어.”


호감의 대상이 나일 것이라는 짐작은 해 왔건만,

웃는 모습이 예뻐서 반했다는 J의 말은 예상치 못했던지라 여러 번 곱씹어 보았다. 그때 처음 알았다. 내가 웃는 모습이 예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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