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해장할 땐?

2025년 5월 11일

by KYLA

⊙ 5월 11일 동선

포츠담 중앙역 → pho co → 보난자 커피 → 텔레비전탑 → 베를린돔 → 리버뷰 레스토랑 → 아이리쉬 펍




포츠담 중앙역


혜진이와 헤어진지 약 6시간 후? 다시 아침이 밝았다.

어제의 과음으로 우리의 간은 알코올로 가득 찼고, 아직 몸은 술기운에서 벗어나지 못 했지만

이토록 좋은 날씨에 침대에만 퍼질러 있을 순 없다. 발걸음 가볍게 해장을 하러 가야지~


오늘의 미션은 '혜진이가 타고 오는 기차를 잘 탑승하기'

플랫폼을 잘 찾아가고, 들어오는 기차가 고속인지, 일반인지 잘 구분해서 타야 한다.

여지껏 뚜벅이 인생으로 대중교통을 잘 타고 잘 찾아다녔는데~ 타지에서 혼자 도전하려니 괜스레 긴장됐다.

우선 역으로 가자!



포츠담 중앙역
Potsdam Hauptbahnhof

포츠담의 중앙역의 출입구는 두 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첫날과 둘째날 이용했던 바벨스베르거 거리(Babelsberger Straße) 방면 출입구

중앙 버스 터미널(ZOB)이나 버스 정류장, 주차장 방면으로 나갈 때 이용하는 쪽이다.

그리고 이번에 이용할 출입구는 프리드리히 엥겔스 거리(Friedrich-Engels-Straße) 방면 출입구

트램 정류장, 택시 승강장, 그리고 랑게 다리(Lange Brücke)를 건너

구시가지(시내 중심)로 향할 때 주로 이용하는 쪽이다.


포츠담 중앙역



역 자체도 시설이 깔끔하고, 간식으로 먹기 좋은 카페나 디저트, 식당들이 많았다.

다른 출구 쪽은 이런 식당들이 별로 없었는데~ 구경할 거리가 많은 걸 보니 바꿔서 와보길 잘한 것 같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니까 맛있는 냄새도 솔솔~ 풍겼는데,

전날 과음의 여파로 빵 냄새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아마도 속이 괜찮았다면, 몇 번은 멈춰서 구경했을 거리였다 :)


다행히 기차를 타러 바로 직진~!

대중교통 어플 보는 방법을 알려준 덕분에 혜진이가 탄 기차를 타러 가는 길은 수월했다.

플랫폼이 수시로 바뀌는 일이 빈번한데, 이날은 타기 직전까지 플랫폼이 바뀌지 않아서 혼란스러울 일도 없었고,

하나의 철로로 정해진 노선만 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철로로 들어오는 기차를 볼 때마다 버스 번호 확인하듯꼼꼼하게 확인하고 탔다.


독일도 기차를 탈 때 우리나라처럼 일일이 티켓을 검사하지 않고 수시로, 랜덤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사했다. 나는 정기권이 있었기 때문에 당당하게 탑승했다.


독일의 점심시간 기차 분위기는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고

한국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우리가 탑승한 칸 옆에 뭔가 좀 더 프라이빗(?)한 룸이 있었다. 유리로 된 문 너머로 깔끔한 공간~ 아무도 타지 않는 특별한 곳은 이 기차의 특실이었다.

약 20~30분 거리를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반버스처럼 다 똑같은 좌석인 줄 알았는데 특실도 구비해놓아서 신기했다.


그때, 어떤 고급스러운 정장을 차려 입은 아저씨가 특실로 들어가서 노트북을 펼치고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 땅이 크고 교통비가 비싸서 택시 이용이 힘드니까 업무를 하며 이동할 때는 아저씨처럼 특실을 이용해도 괜찮겠구나 싶었는데, 역무원이 다가갔다.

역무원의 랜덤 검사는 대부분 수상하거나 외국인이 많이 걸렸는데, 아저씨가 그 대상인 건가?

아저씨는 통화를 계속하며 재킷 안쪽을 뒤졌다.

역무원의 랜덤 검사가 정말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아저씨는 당연히 티켓을 끊고 탄 줄 알았는데, 이런~~~ 아저씨는 지갑을 꺼내 결제를 했다.

아저씨는 겉으로만 스마트해보였던 건가? 외국인인가? 잠깐 통화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아무튼 이를 어째… 이유 불문 불법 탑승이다!

얼핏 듣기로 독일의 무임 승차? 불법 탑승 벌금이 ‘꽤’ 세다고 하던데~ 아저씨도 저기가 특실인 줄 몰랐나 보다.

아마 나도 혜진이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 칸이 조용해서 들어가서 앉아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곤 티켓 검사를 한다면 당당히 도이칠란드 티켓을 내밀었겠지?

말도 안 통하는데... 얼마나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창피했을지 상상하는 것조차 싫다.

‘몰랐어요’도 절대 통하지 않는다고 하니~

추후라도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데 좋아보이는 곳이다? 그렇다면 늘 조심하고 신중해야겠다.



쌀국수
PHO CO


PHO CO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 도착!

역에서 멀지 않은 베트남 식당 PHO CO다.


해장할 때 선호하는 음식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취향에 맞춰서 다양한 음식으로 속을 달래주겠지만 나는 기름기 적은 맑은 국물에~ 청양고추 팍팍 넣어서 칼칼한 맛이 가득한 쌀국수를 좋아한다.

독일에서 술 많이 마신 후에는 어떻게 해장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나라인 덕분에~ 또한, 쌀국수가 많이 글로벌해진 메뉴인 덕에

어렵지 않게 쌀국수로 해장을 할 수 있었다.



PHO CO


우리가 방문한 PHO CO는 독일에서 기본에 충실한 맛의 베트남 식당이라고 한다.

가장 기본의 쌀국수를 주문했는데~ 비주얼을 봤을 때 나쁘지 않았다!

독일의 쌀국수 맛은?

개운하게 속이 뻥 뚫리며 내려가는 기분이었고 고기도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국물이 약간 심심한 맛이고 청양고추가 없어서 칼칼한 맛을 못 내는 게 아쉽긴 했으나 이 정도로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지~

덕분에 오늘 하루도 버틸 기운이 생겼다! :)



PHO CO


콜라로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속풀이 완료!

얼음이 없는 게 아쉽지만 레몬을 넣어 상큼함을 더했고 김이 좀 빠진 것 같은 느낌이긴 했으나, 속을 달래주기에는 충분했다.



독일은 계산할 때 팁을 별도로 선택해야 하는데, 얼마를 줄 지는 당사자가 자유롭게 선택을 한다.

일정 금액을 더해서 계산하거나

계산할 때 1번 얼마, 2번 얼마, 3번 얼마 팁의 비율이나 가격이 적혀 있는 버튼을 클릭한다.


하지만 여기는 직원이 나한테 제일 높은 비율의 3번을 누르라고 쓱~ 가리켰다.

외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팁을 정해서 달라고 하는 경우가 좀 더 있다고 하는데

사람이 원래 청개구리 심보라서 달라고 하면 더 주기 싫은 법 아니던가?

유럽은 팁 문화가 있다고 하지만, 대놓고 3번을 누르라고 하니까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했다.

나는 가장 적은 1유로를 선택했다.


돌아보면, 이 나라의 문화라는데 그냥 3번을 선택할 걸 그랬나?

우리가 밖에 앉아서 직원이 왔다갔다 했는데... 그 노고에 대한 팁은 줬어야 했나? 싶은 미안함도 든다.


◎ 비용

- 쌀국수 X2
- 콜라 X2
▶ Total € 39.20
(한화 약 61,707원 / 5월 11일 환율 기준)


※ PHO CO ※


주소

☞ Rosa-Luxemburg-Straße 20, 10178 Berlin, 독일

[위치] https://maps.app.goo.gl/ZhRmNXUzPmxxD49c9


연락처

℡ +493039710948


영업시간

- 매일 낮 12시 ~ 오후 10시


홈페이지

https://www.pho-co-restaurant.de/?utm_source=google&utm_medium=wix_google_business_profile&utm_campaign=12922482857411731691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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