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일 Jan 15. 2023

“이별과 만남, 그리고 사람과 사람.”

2023 0114


#14


“이별의 순간이 왔다고 해서 꼭 누군가의 마음이 변질되었기 때문인 건 아니다.

어떤 이별은 그저 그들 사이에 시간이 흘러갔기 때문에 찾아온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토이스토리 3 한 줄 평이다 (두 줄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어쨌든..).

이 말에 적극 공감하고 동의한다.


어느 사회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평균 5명에서 7명이라고 한다. 그 이상의 관계는 어쩔 수 없이 피상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한 사람이 들어오면 또 다른 사람은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일곱 사람 이상의 관계를 친밀하게 유지하려고 하면 얼마 못 가 ‘관계 에너지’가 고갈되어 탈진하고 말 것이다. 


이 부분이 나에게는 사실 참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사역자가 되고 나서는 더더욱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내게 맡겨진 모든 영혼들을 다 품고 사랑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맡은 사역지에는 아이들이 70여 명, 교사가 10명 있었다. 나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고루 친해지고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얼마 안 가 그것이 나의 실수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돌아보면 내가 마음을 쏟고 함께 성장했던 친구들은 8명 정도 되었던 리더십 그룹 아이들이다. 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가장 깊은 얘기를 나눴다. 


이들 앞에서 나의 연약함을 나누고 눈물 흘리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이들 또한 자신들의 비밀들을 나누며 서로를 의지했었다. 


예수님도 자신을 따르던 수천수만 명의 군중들과 수백 명의 제자들 가운데 12명을 골라내셨다. 그리고 그중에서 특별히 세명의 애제자를 선별하셔서 중요한 자리에 꼭 데리고 가셨다. 


어떻게 보면 ‘편애’라고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집중’이라고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주일을 앞둔 새벽, 

청년부와 청소년부를 생각하며 고민한다.


시간이 흘러 이별하게 된 친구들을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새롭게 만나게 된 친구들을 생각한다.


‘나의 인생’이라는 타임라인을 그려보고 

‘오늘’이라는 구간에 내가 집중해야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생각해 본다.


한 사람이라도 최선을 다해 섬길 수 있기를,

이별의 순간이 올 때까지, 감사하며 사랑할 수 있기를,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며 인내할 수 있기를.


#이별 #만남 #시간 

매거진의 이전글 '결핍과 채워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