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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Jan 27. 2023

약속의 하늘

2023 0126


#26


‘약속의 하늘’


어느 청년 수련회에 설교를 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가던 한 여름 저녁의 일이다.


7시 반, 해는 조금씩 지고 있었고 왼쪽 창문 바깥으로는 석양의 오렌지 빛 하늘이, 

오른쪽 창문 너머로는 연보랏빛 아름다운 하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그날의 일몰은 정말이지 내 평생 보아온 일몰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찬란했다. 


보랏빛 그리고 오렌지빛 하늘은 나와 케이, 우리 부부에게 약속의 하늘이다.


아내와 결혼약속을 하고 청첩장을 만드는데, 

우리가 정한 Theme은 ‘공중 나는 새를 보라’였다. 

당시 우리 둘 다 가진 돈이 없었기에, 먹고 살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으나

우리는 마태복음 6:33 절, ‘그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라’의 말씀을 붙잡고 살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청첩장도 하늘이 들어가는 디자인이었는데, 

아내와 나는 각자 디자인을 한 뒤 맞춰보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보랏빛 하늘’을, 아내는 ‘오렌지 빛’ 하늘을 그려온 것이었다.

두 하늘 모두 너무 마음에 들어 우리는 결국 두 가지 버전의 청첩장을 만들기로 했다.


시간이 흘러 결혼 3주 전, 나는 아내가 살던 위니펙으로 날아가

아내가 쓰던 차를 몰고 함께 토론토로 오게 되었다. 


떨리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위니펙을 막 벗어나려고 하는데,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아름다운 석양이 우리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그 하늘이 우리가 만든 청첩장과 같은 

오렌지빛 + 보랏빛 하늘이었다.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의 결혼을 기뻐하시고 축복해 주시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신기하고 감사했다. 우리는 함께 기도하며 찬양하며 토론토에 도착했다.


그 후로 참 놀랍게도,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종종 하나님은 나에게 아름다운 석양을 보여 주셨다.

마치 노아에게 보여주신 약속의 무지개처럼, 

나에게 보랏빛 + 오렌지빛 파노라마 하늘은 하나님의 사랑의 확증이고 축복의 증표이다.


청년 수련회에 전한 말씀을 놓고 기도하며 찬양하며 길을 가던 나에게

하나님은 또 한 번 멋진 하늘을 보여 주셨다. 

하나님께서 마치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만 같았다. 

‘연준아, 걱정 마라. 내가 은혜 부어줄게. 내가 그들을 사랑한다. 그 교회 청년들, 사역자들을 사랑한다.’ 


너무 감사하게도, 그날 예배는 정말 은혜로 가득했다.

그 날 보았던 하늘만큼이나 아름다웠다. 


마태복음 6:33을 계속 잊고 산다.

하나님의 약속을 계속 잊고 산다. 

채워주실 텐데, 충분히 먹고살게 해 주실 텐데 말이다.


그날의 하늘을 기억하자.

공중 나는 새들을 바라보자.


#하늘 #석양 #먹이시고입히시는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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