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28
#88
‘당연한 일’
어제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데 문득 그 사람에게
얼마의 돈을 전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봉투를 꺼내어 그만큼의 돈을 넣었다.
그런데 그곳엔 그 사람이 없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내가 잘못 생각했나 보다 하고
집에 가려는데 그 사람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등장했다.
나는 얼른 그 돈을 그 사람에게 전달해 주고 집으로 왔다.
오늘은 나의 37번째 생일이었다.
아이들이 둘 다 아프고, 나도 덩달아 감기기운에 힘들어서
조금은 힘든 생일을 보내고 있었는데,
저녁에 기분 좋은 선물을 받았다.
흰 봉투에 7글자, ‘생일을 축하합니다.’
열어보니 어제 내가 흘려보낸 봉투에 담긴 돈과 같은 금액.
때맞춰 흐르는 나의 생각들
‘아 맞다. 이건 당연한 일이지.
내 돈이 내 것이 아닌 것이 당연하고
그래서 흘려보내야 되는 것이고
그렇게 보내고 또 보내면
어느 순간 그만큼 혹은 그 이상
더 채워져 있는 것이지.
그게 그분의 일하시는 방법이지.
그게 당연한 일이지.’
돈에 관해선 아직 나는 훈련 중이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배운 소비습관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 가운데 돈을 대하는 태도 등에서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
여전히 욕심이 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있고,
사람에 따라, 어떤 사람에겐 이상하리만치 관대하고
또 어떤 사람에겐 얄짤없이 냉혹하게 대할 때가 있다.
나의 모자라고 죄된 판단으로 돈을 다루지 말고
공중 나는 새를 먹이시는 그분의 사랑과 가치기준으로
돈을 벌고 또 마음껏 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