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418
#109
그는 기댈 곳이 없었습니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나버린 저녁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어느 월요일의 그 빨간 새처럼
잠시 나뭇가지에 기대어 앉아 있다
홀연히 저 멀리 구름 너머로 날아가버렸습니다.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그 새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무심코 지나가며 툭툭 던져진 사람들의 말은
돌덩이가 되어 그의 이마를 짓눌렀습니다.
그래도 그는 무거운 머리를 나무에 맞대고
그래도 그는 상처 난 다리를 붙잡고 일어서서
하루만 더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오지 않을 저녁을 기다리며
날아가버린 새가 돌아오길 기대하며
이슬 젖은 풀잎에 기댄 채
그렇게 축축한 새,
벽에 기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