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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Jun 30. 2023

나는 언제나 소망을 노래하고 싶다.

2023 0627


#207


책을 읽다 보면 나와 정말 비슷한 생각을 하고 흡사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쇼코의 미소’의 최은영 작가가 그렇고 ‘연탄길’의 이철환 작가가 그렇다.


‘쓸쓸함과 외로움, 그리고 그 치열한 아픔 가운데 붙잡는 한가닥 소망.’


어쩌면 내가 믿는 하나님은 세상을 이런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따로 만드셨는지도 모르겠다.


중학교 때 숙제에 달린 국어 선생님의 코멘트가 기억난다.

‘넌 왜 이렇게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니?’ 


그때는 ‘아 내가 정말 그렇구나?’라고 수긍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나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었다.

세상에 부정당한 사람들을 바라본 것뿐이었다. 


나는 혼자 남겨지거나 거절당하거나 아픔에 겨워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다. 

다수의 이야기보다는 소수의 이야기를 잘 듣고 전하고 싶은 욕망이 크다. 


나는 언제나 소망을 노래하고 싶다.


나는 다른 사람의 절망 속으로 쉽게 빠져들어가 버리기에, 

내 삶도 그렇게 되어 버릴 때가 많다.

어쩌면 끊을 수 없는 나의 우울은 절망을 흡수하는 나의 습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절망을 잘 아는 나는 그래서 소망을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다. 

내가 노래하는 소망으로 다른 사람을 건져내고 싶고 견딜 수 없는 아픔 또한 무뎌지게 하고 싶다.


나는 오늘, 누군가의 절망 속에 나도 함께 들어와 있다.

초청하지 않았지만, 기름 바른 미끄럼틀에 끌려 내려오듯 나는 바닥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어둠이지만 익숙하다 나는.

감고 눈을 떠올린다 새로운 가사를.

익숙한 멜로디에 얹어 부른다 내 눈 밝힐 그 빛. 


나는 노래하고 싶다 언제나 소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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