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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나 Feb 08. 2023

꿈꾸는 삶을 위한 단어 수집

좋아하는 일을 의미 있게 꾸준히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바라고 이루고자 하는 꿈을 실현한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내적 동기가 상당하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동기(motivation)란 열정을 북돋아 하나의 목표를 향해 행동을 지속하는 과정이다. 2022년 4월, 세계 뉴스는 암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40대 여성이 의족을 달고 104일간 매일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완주했다는 놀라운 보도를 했다. 주인공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아마추어 마라토너 헌트-브로에스마(46)였다. 그녀는 어떻게 그렇게 달릴 수 있었을까?

그녀는 말했다.

"저는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냥 저 자신을 던져버렸습니다. 제 한계를 극복하고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도전하는 게 즐겁습니다."

“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매일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이 되자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어요.”

"마라톤을 통해 정신이 달라졌으며 제 신체가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도 느꼈습니다. 마라톤을 통해 제가 누구인지, 제가 어떤 일들을 해낼 수 있는지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마라톤을 통해 잃어버렸던 내면의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아 감사해요.”

헌트-브로에스마의 사례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동기부여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그녀의 말속에서 뽑아본 단어는 ‘그냥’, ‘도전’, ‘목표’, ‘강한’, ‘다르게 받아들인다’, ‘감사’ 등이다. 그녀에게 달리는 일이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표와 도전이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고, 비록 한쪽 다리가 없더라도 그것이 자기 삶 전체를 제약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감사하고 있다.

그냥 :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기!

도전 : 이런 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일 한번 해 보기!

목표 : 목표는 자기 한계를 시험하기 위한 내적 동기로부터 나와야 한다.

강한 : 꾸준함은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단련시킨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 행동을 하면 태도가 바뀐다.

감사 : '~기 때문에' 감사한 것을 넘어서서 '~에도 불구하고' 감사하자.

지구 반대편에서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마침내 이루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도전받는다. 그뿐 아니라 앞으로 나의 삶에 어떤 나쁜 일이 생긴다 해도 내가 꿈꾸는 삶을 살아내고자 노력하고 또 노력하자 다짐해 본다.

헌트-브로에스마가 놀아운 여정을 마무리하는 순간(2022.4)

나는 내가 꿈꾸는 삶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몇 개의 단어를 초대해 보았다.

‘러프(rough)’ : ‘rough’의 사전적 정의는 고르지 않은, 거친, 대충, 대략. 등의 뜻이다. 나의 말로 번역하면 어떤 일을 할 때 너무 잘하려고 쓸데없이 긴장하지 말고, ‘힘을 빼고 유연하게’ 하자는 뜻이다. “너무 잘하려 하지 말고, 일단 시도해 봐. 긴장할 필요 없어. 힘을 빼고, 편안하게 하면 좋아.” 긴말을 줄이면 ‘러프하게 하자!’가 된다.

‘취향(taste)’ : ‘취향’의 사전적 정의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이다. 취향은 나의 안에 있는 ‘originality’가 가리키는 방향이다. 나라는 사람의 ‘결’과 ‘색’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면 알수록 나와 친해지고, 나다워지고, 멋진 삶을 살 수 있다. 내가 꿈꾸는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얻는 선물이 ‘취향의 발견’이 아닐까 싶다.

‘계절에 맞게(in season)’ : 지금 주어진 계절 안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기! 과거에 연연할 필요도, 미래를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지금 나의 계절에 충실한 삶을 살면 그만이다. 인생을 사계절로 비유할 때 나는 지금 어느 계절을 통과하고 있나? 내가 맞이한 계절에 알맞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well aging’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자연스럽게(natural)’ : 인생의 계절에 알맞게 살아가는 것은 또한 자연스럽게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마치 좋은 술이 발효와 숙성의 과정을 거치야 하듯, 나이를 먹는 것이 인생의 풍미가 더하여지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젊음(youth)’ : 새로운 것에 마음이 설레고 꿈틀거리는 한 ‘젊게’ 살 수 있다. 젊음의 특권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장착하는 것이다. 젊은이는 새로운 경험에 마음을 열 때 주저하거나 실패를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 섣불리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거나 충고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중년에는 두려움 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성향만으로도 쉽게 주저앉지 않을 것 같다. 삶의 틈새에 숨어 있는 즐거운 요소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반짝반짝(shining, Shimmering, splendid)’ : 반짝이고, 빛나며, 눈부신 세상을 살아보자. 어렸을 때는 그저 내가 빛나는 존재가 되고 싶었지만, 이제는 나뿐 아니라 누군가를 빛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의미(meaning)’ : 삶의 의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들보다 직장을 조금 일찍 나오게 된 동기도 그곳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자유인이 된 후 가장 좋은 건 매 순간 의미를 찾기 위한 촉수를 세우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혹은 아무 생각 없이 한 일에도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의미를 찾게 된다.

7개의 단어를 뭉쳐서 내가 꿈꾸는 삶을 정리하자면 내가 꿈꾸는 삶은 죽을 때까지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내 안의 originality가 이끄는 방향을 정확히 알고, 새로운 경험에 마음을 활짝 열자.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되, 잘하려 하기보다는 힘을 빼고 러프하게 와락 뛰어들기! 즐거움을 포기할 필요는 없으나 인생의 계절에 맞게 자연스럽게 익어가자. 그래서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삶이 누군가의 삶을 환히 비춰줄 수 있기를, 갈수록 인생의 맛과 향은 변함없이 달고 그윽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