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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le Lee Jul 16. 2016

채용담당자가 전하는 취업준비 Tip 2

취준생이여, 여유를 가져라.

탱자탱자 놀면서 시간을 보내라는 말이 아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홀로 사색을 즐기며 식어가는 커피잔을 느낄 만큼의 여유를 권하는 것이다.


최근 만나본 취업 준비생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고3 못지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고3보다 더 절박하고 여유 없는 모습인 경우가 더 많았다. 어느 기업에 제출할 자기소개서를 첨삭해달라며 연락한 한 후배는, 퇴근 후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제안에 난감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선배님, 제가 저녁에는 스터디 모임이랑 인적성 준비 때문에..."


사실 신입사원 공채 지원에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 같은 것이 사실이다. 인적성 시험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영어 점수가 없는 사람이라면 토익, 토익스피킹을 준비해야 할 테고, 취업에 유리하다고 하는 자격증을 따야 할 것이고, 그 외에 지원하려는 회사의 공채 일정을 확인하고, 그 회사의 정보도 열심히 수집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보다는 덜하다고 하지만, 나도 분명 그런 시간을 겪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준비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취준생 중에,

자신이 정확히 뭘 하고 있는지, 왜 해야 하는지, 그래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수능에서 자신의 기호와 상관없이 표준편차에 유리한 선택과목을 고르고, 성적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고르는 고3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살인적인 취업 경쟁률은 취준생으로 하여금 한 곳이라도 더 지원하여 성공 가능성을 높이도록 내몰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원하는 직무나 회사뿐 아니라 스펙이 맞을 것 같은 곳은 어디라도 찔러보게 만들고, 나중에는 바쁜 일정 때문에 자기소개서 ctrl +c, ctrl+v의 향연이 벌어지게 된다.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복붙 자기소개서 10중 8, 9는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자기소개서는 전혀 매력적이지도 않다.


잘 알지도 못하는 회사의 이력서 작성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지 말았으면 한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뽑아, 근처 공원 벤치에라도 앉아서 흘러가는 구름도 보고, 지나가는 행인의 모습도 보고,

피부를 스치는 바람도 한 번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순간의 여유 속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스로에게 깊이 있게 질문을 해보았으면 한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고.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초등학교 2학년 바른생활 교과서 첫 페이지에나 나올 법한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진정성 있게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입에 발린 이야기나 황금빛 환상이 아닌, 진짜 피부로 느끼고 피와 땀을 쏟을 그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적어도 내 인생의 1/3을 소비해야 하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초침 하나하나를 흘려보내면서 귀중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그 일 말이다.


이 질문을 깊이 있게 고민하면, 자연스럽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될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싫어하며 어떤 것을 즐기고, 또 어떤 것을 참지 못하는가. 25년 넘게 살아온 내 인생을 반추하며 나를 공부해 보았으면 한다. 최대한 솔직하게, 그리고 꾸밈없이.


그리고 노트북 앞으로 돌아와, 자기소개서 항목을 다시 들여다보자. 분명 1시간 전에 고도의 집중력으로 심취하여 썼던 나의 자기소개서가 얼마나 나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하는가를 깨닫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자기 스스로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한 글은 결코 타인에게 믿음을 줄 수 없다. 운 좋게 서류전형을 통과하였다고 해도, 결국은 면접에서 거의 들통나게 마련이다.


"나"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스스로의 글에 매몰되기 전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지고 먼저 "나"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분명 당신의 자기소개서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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