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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Dec 22. 2021

소설 캠프아라리

1화 들풀 어린이집

별이 빛나는 밤         

         

       

사회의 시각이 아니라 아이의 시각으로   

  

“시각을 바꿔서 사회의 시각이 아닌 아이의 눈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아이의 장애를 어떻게 해서’가 아니라 ‘어떤 사회에서’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지금 사회는 다양한 물리적인 방법으로 계급사회가 되어있습니다. 이런 능력 위주의 계급구조면 우리 아이 같은 사람들은 외면받게 될 수밖에 없어요. 사실 요즘 같은 자본과 물질의 사회에서는 사람의 가치는 소비로 따져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도 충분히 소비하고 있는데 너무 억울한 것입니다. 사람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존재 자체로 인정받아야 하는 게 당연한 겁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도 함께’가 당연한 사회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난 아까 언급했던 시리아의 자드라는 다운증후군 가장, 중국의 주주라는 천재 지휘자, 템플 그랜딘 박사의 성장배경과 주변 환경을 생각해 보았죠. 그들처럼 우리 아이들 개개인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가능하겠다는 추론이 만들어진 거죠.  


         

덴마크의 어느 정보통신 전문가는 자폐인 아들의 장점을 살려 ‘스페셜리스트’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고집스럽고, 한 군데만 집착하고, 부분 암기력이 뛰어난 등의 자폐적인 특성을 집중력, 세심함, 끈기 등으로 이해했습니다. 이런 특성은 컴퓨터 천재들의 장점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을 구체화시켜 스페셜리스트, 즉 전문가라는 이름을 가진 컴퓨터 컨설팅을 하는 IT 기업을 창업하게 된 것입니다. 그 회사는 ‘자폐인’에게 컴퓨터를 교육해 고용했고, 그 결과 경쟁력 있는 회사로써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자폐가 가지는 특성을 핸디캡으로 보지 않고 장점으로 만들어 직업으로 승화시킨 것입니다.”   


  

“아 그 회사 농원 블로그에서 보았어요. 너무 부러웠어요.”  


   

“이 회사를 설립하기까지의 과정은 우리와 똑같습니다. 그도 아이의 자폐 판정에 좌절했고 아이의 삶과 행복을 고민했으며 자폐에 관해 연구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돌봐 줄 수 없을 때 아이의 삶에 대한 것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아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관계망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이런 회사가 사회라면, 사회에 이런 문화가 있다면 비장애인들은 살기 힘들고 사회가 퇴보될까요?           

미국의 모건이라는 사업가는 자기 딸이 발달장애라고 놀이 공원에서 까다롭게 굴었대요. 위험하다고 못 타게 하는 것도 많고요. 그래서 자기 딸과 같은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게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 공원을 만들어 버렸어요. 이런 놀이 공원에서 비장애인 아이들이 위험할까요?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사회, 그런 사회를 어떻게 만들까? 이 사회를 한 번에 리셋할 수는 없고 작은 마을부터 만들어 모델링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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