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씽크 2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주 Dec 31. 2019

만나면 좋은 친구, MBC와 함께

저의 1년을 걸고 추천해드립니다.

연말에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동고동락해온 2019년을 그냥 보내기는 아쉬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올해가 하루 남은 지금, 한 해를 되돌아볼 때 나의 2019년에서 M씽크의 존재감은 꽤 크다. 그래서인지 이 9개월간의 활동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쉽게 갈피를 못 잡겠다. 기왕 모르겠는 거, 그냥 개인적이고 솔직한 후기를 남겨 보고자 한다.

나는 사범대 학생이고, 대외활동 경력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나에게 방송국은 닿을 수 없는 머나먼 이상향처럼 느껴졌다. 꿈꾸는 곳이지만 안에 들어가 볼 일도, 그 안에서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었다. M씽크에 지원하던 당시엔 MBC와 이렇게 친밀감을 쌓을지 몰랐다. 머나먼 TV 속 세상으로 남을 것만 같던 MBC에 'M씽크 청년시청자위원'이라는 이름으로 들락날락거리게 됐다. 

당연히 그저 들락날락거리기만 한 건 아니다. 달마다 테마활동을 하며 MBC를 움직이고 있는 부서들을 속속들이 만나고 왔다. 4월엔 시사교양, 6월에는 라디오, 7월엔 예능(CG), 9월엔 드라마, 10월은 보도, 11월에는 편성까지. 정말 MBC의 핵심 부서들은 다 만나보고 가는 것 같다. 테마활동을 하며 MBC가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지 보고 듣고 배우는 즐거움도 상당했으나, 사실 뭔가 더 설레는 건 일상적인 부분에 MBC가 들어왔을 때다. MBC 구내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고, 워크숍 때 서프라이즈 세트장에서 하룻밤 자며 미지의 공간이었던 MBC에 정이 들어 버렸다. 

채널을 넘기다가도 MBC에서는 뭐 하나 쳐다보게 되고, 생활하다 MBC를 마주치게 되면 친한 사람을 우연히 마주친 듯 '어! MBC다!'하고 반응하게 된다. 2기 모집 당시, MBC가 M씽크를 통해 얻길 바라는 건 '친구'라고 했다. 그동안 내적 친밀감을 쌓아온 나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 마주치면 반가워할 시청자 친구를 만드는 데 성공하셨다!

매번 마감을 함께 한 MBC 다이어리

내가 MBC와 내적 친밀감을 높이도 쌓게 된 건, 테마활동을 통해 MBC에 방문해 온 경험뿐 아니라 MBC의 여러 콘텐츠들을 정말 구석구석 씹고 뜯고 맛보며 약 2주마다 글을 써내야 했던 것 덕분이다. M씽크 활동 전, 각 잡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쭈욱 볼 일은 거의 없었다. 클립으로만 짧고 간편하게 MBC 콘텐츠들을 만나왔다. 하지만 1달에 2번 글을 써야 했으니, 프로그램을 열심히 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방송 안에 숨겨져 있는 글감을 뽑아내려 한 회차를 재탕, 삼탕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은 관심 갖지 않았던 프로그램들을 찾아내고, 못 느꼈던 매력들을 하나하나 발견하게 됐다. 마감은 정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익숙해지지 않는, 언제나 힘든 순간이지만 한 달에 두 번의 마감이 없었더라면 방송에 대해 이렇게 깊게 고민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이젠 마감이 없으면 허전할 것만 같다...)

내가 브런치 작가라는 게 어색했던 4월이 있었는데, 어느새 '내 브런치'에는 글 13개가 쌓여 있다. M씽크를 하며 얻는 게 정말 많았다. 방송에 대한 실무 지식부터, 비슷한 진로와 취향을 가지고 있는 정말 정말 좋은 사람들까지. 정말 MBC 그리고 M씽크는 '만나면 좋은 친구'였다. 혹여나, M씽크 3기 지원을 고민하며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여러분도 한 번 MBC와 진하게 만나보시길 진심으로 추천해 드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뉴스, 나만 보는 거 아니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