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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Oct 12. 2021

충고 or 조언

말씀 쿠키 153

안성맞춤랜드(2021.10.6)


아이들의 어떤 말과 행동에 대하여 충고하거나 조언을 할 때가 많아요. 잘할 때는 더욱 잘하도록 조언하고 잘못했을 때는 잘못을 뉘우치도록 충고해요. 충고나 조언보다 잘했을 때는 손뼉 치며 함께 기뻐하고 잘못했을 때는 공감해주는 것이 아이가 스스로 깨닫고 더 잘할 텐데 충고나 조언이 먼저 툭 튀어나와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부부의 경우 공감보다는 비난하고 정죄하며 충고하고 조언하기 바쁜 것 같아요. 혹 그렇지 않은 부부도 있겠지만 제가 아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래요. 저희 부부도 30여 년 동안은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남편의 어떤 행동에 대하여 비난하거나 정죄하지 않는데 반해 남편은 저의 말과 행동에 대하여 수시로 비난하고 정죄하며 충고하고 조언했어요. 


그런 충고나 조언이 감정을 상하게 해요. 


‘바보 멍청이 같이 그런 것도 못하냐’는 말에 내가 바보 멍청이가 아닌 것을 증명해줄게라는 오기가 생겨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바보 멍청이라는 말이 자극제가 되어 아이 둘 낳고 30대 중반에 공부하기 시작해서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으니 오히려 그렇게 자극을 준 남편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아주 절망 가운데서 들었던 말이 아니라 생활하면서 아주 사소한 말과 행동에 대한 충고였다면 오늘의 말씀은 절망 가운데 있는 욥을 찾아온 친구가 한 말이에요.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이며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느냐는 거예요. 그러니까 욥이 하루아침에 10남매를 다 잃고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몸에는 종기가 나서 기왓장으로 박박 긁는 이 상황은 죄 때문이라고 충고하는 거죠. 욥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의로운 사람으로 사단이 하나님의 승인을 받아 생명을 제외한 모든 것을 쳐서 그래도 욥이 하나님을 경외하는지 시험하는 것인데 욥의 친구 엘리바스는 그 상황을 모르니까 눈에 보이는 현상만 보고 나름의 충고를 하고 있어요.


우리도 엘리바스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만 보고 충고하거나 조언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어느 정도의 나이가 있고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눈에 보이는 현상 이면의 어떠함은 보이지 않고 알지 못하니까요. 함부로 충고나 조언을 하기보다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봐요. 저 또한 아이들이나 선생님에게 충고나 조언보다 공감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조력자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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