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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Dec 24. 2021

서로 사랑하며 살자

말씀 쿠키 153


서로 사랑하며 살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나를 미워하고 피해를 입힌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기도는 이성으로 통제 가능하지만 사랑은 감성의 비중이 커서 감성이 따라주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생후 6일에 저의 품에 안긴 소리가 여섯 살이 되었을 때 다섯 살 된 현이가 왔어요.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하려고 하고 안되면 악을 쓰며 우는 막무가내형 아이였어요. 소리는 동생이 온다는 말에 기대하고 들어오자마자 자기 장난감을 나누어 주고 함께 놀아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막무가내로 아무거나 만지고 망가트리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해도 듣지 않으니까 그때부터 경계선을 긋고 접근 금지시키고 침범하면 화를 내며 속상해했어요. 


‘하나님이 서로 사랑하며 살라고 했잖아 우리가 조금만 이해하고 참고 기다리자’하면


남의 장난감을 망가트리고 미안해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사랑하냐고 자기는 안된다고 울고 또 울었어요. 2년이 지난 지금도 현이는 여전히 드론을 조종하듯 다른 사람을 자기 맘대로 조종하려고 하고 소리는 싫은 아이, 못된 아이로 낙인찍고 자주 싸워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을 기념하는 성탄절이에요.


눈길을 걸어 새벽송을 다니고 함께 모여 밤을 새워 도란도란 얘기하고 시끌벅적 게임을 즐기며 음식을 나누던 그때가 그리워요. 코로나로 함께 밥 먹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서 어제는 한 종교단체에서 아이들 모두에게 저녁을 사주고 선물을 주겠다고 초대했는데 어쩔 수 없이 2차 백신까지 맞은 중학생과 선생님만 보내고 유아들과 저는 집에서 피자를 먹는 것으로 대신했어요.


성탄의 기쁨을 음식을 나누고 선물을 주고받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서로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현이는 모든 것을 자기가 주도하고 조종해야 만족하는 잘못된 인지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도 인지구조를 바꿔줄 방법을 찾아 시도하고 있어요. 소리가 현이는 나쁜 아이가 아니고 잘못된 인지구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불쌍히 여겼으면 좋겠어요. 소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성탄 이브를 맞아 서로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우리 가족, 그리고 이웃을 위해 기도 해요. ‘우리 서로 사랑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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