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게
오늘은 엄마가 ‘기다림’에 대해 이야기해 주려고 해. 기다림이라는 말만 들어도 벌써 지루하고 답답한 기분이 들지 않니? 네가 좋아하는 게임이 설치되는 걸 기다릴 때, 학교 끝나고 엄마가 데리러 오는 시간을 기다릴 때, 아니면 생일이 오기를 기다릴 때처럼 말이야. 기다리는 건 마치 시간이 아주아주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지.
왜 기다림은 이렇게 어려운 걸까? 엄마는 그 이유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사람 마음은 늘 빨리 보고 싶고, 빨리 갖고 싶고, 빨리 이루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어.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보다 미래에 올 순간만 바라보게 되는 거야. 마치 눈앞에 사탕이 있는데 “조금만 더 참아야 해”라는 말을 들을 때처럼 마음이 조급해지지.
그런데 소리야, 기다림에는 아주 특별한 힘이 숨어 있단다.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을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훈련이야. 씨앗이 땅속에서 싹을 틔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듯이,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고 이루는 데에도 기다림이 꼭 필요하지. 꽃이 피는 순간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흙 속에서 조용히 자라는 뿌리의 이야기를 놓치게 돼.
엄마는 기다림이 어려운 이유가 또 있다고 생각해.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느껴질 때’야. 뭔가 행동해서 바꿀 수 있으면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데, 아무것도 못 하고 손 놓고 있어야 한다고 느낄 때 더 힘들어지는 거지.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기다림의 시간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많아.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기다림이 괴로운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성장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어.
예를 들어, 네가 친구와 놀러 가기로 했는데 친구가 늦게 온다면, 단순히 짜증 내면서 기다리는 대신 책 한 장을 읽거나, 주변을 관찰하거나,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해 보는 것도 좋아. 그러면 그 기다림의 시간이 그냥 흘러가 버린 게 아니라, 네 마음과 생각을 키우는 시간이 되거든.
또 기다림 속에는 설렘도 숨어 있어. 네가 기다리는 것이 소중하기 때문에 마음이 자꾸 뛰는 거야. 만약 모든 것이 원하는 순간에 뚝딱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신기하고 좋겠지만 곧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게 느껴질 거야. 기다림은 우리가 그 순간을 더 소중히 느끼게 해 주는 마법 같은 과정이란다.
소리야, 엄마도 사실 기다림을 잘 못해. 어떤 계획이 있으면 빨리 결과를 보고 싶고, 네가 크는 것도 빨리 보고 싶을 때가 많아. 하지만 시간이 흘러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음을 엄마도 배워 가고 있단다. 그래서 엄마는 네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기다림은 힘들지만, 그 속에서 마음이 자라고 세상이 달라 보일 수 있다”라고 말이야.
다음에 네가 뭔가를 기다리면서 힘들다고 느낄 때,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 보면 어떨까?.
“지금은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끝나면 나는 조금 더 자란다.”
그러면 기다림이 단순한 지루함이 아니라, 네가 성장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거야.
엄마는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네가 성장해서 어떤 멋진 모습으로 살아갈까 기대하며 편지를 쓰고 있어. 오롯이 너만을 생각하며 편지를 쓰는 이 시간이 기다림의 시간이고 설렘의 시간이고 감사의 시간이야. 너 또한 어떤 기다림 속에서도 희망과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랄게.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10.4(토)
1. 네가 가장 힘들게 기다렸던 순간은 언제였니?
2. 기다림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드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3. 기다림이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