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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cent G Jun 17. 2021

1관: VANTA BLACK (4)

여러 나라들은 어떤 제도를 가지고 있는가?

VANTA BLACK 4번째 글 시작해보겠습니다.


(G)  나라마다 제도가 너무 다르네요.     


(H)  잠시 화제를 돌려서 장애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면, 제가 한국, 일본, 호주에서 지하철을 탔던 적이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지하철을 일부 지역에서 밖에 타지 않아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지체 장애인이 지하철을 스스로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아쉽게도 그런 현실이 아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등 ‘이동권’에 제약이 있었어요. 근데 일본 역무원이 장애인의 휠체어를 안착시켜주고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보고 그쪽 역무원에게 무전을 쳐서 내릴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더라고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서비스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장애인이 엘리베이터 같은 곳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는 기사가 많은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버스 이동권을 위해서 시위를 해야 하는지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G)  같은 교통수단인데 장애인의 관점에서 보니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네요. 2021년인 현재 지하철은 어떤지 다음에 찾아봐야겠어요.         


(↑ 이제석의 광고, 출처: Google)


(H)  지인이 캐나다에서 생활하는 데, 캐나다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 중에 하나가 ‘나 혹은 가족이나 지인이 언제 장애인이 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작년(2019년)에 기사를 보니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등록되어있는 사람 중에 95%가 후천적으로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근시안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죠. 캐나다 사람들은 여러 시설이나 제도 등이 장애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도록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내가 장애인이 아니니까 상관없어’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G)  사람들이 왜 그런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는 지 간접적이지만 이해가 어느 정도 갑니다. 선생님이 호주에서 일할 당시에 최저시급은 얼마 정도였나요?     


(H)   제가 있었던 Queensland 주가 최저 시급이 가장 낮았는데 호주 달러(AUD)로 16불 정도였어요. 그 당시 호주 달러가 환율이 높아서 약 2만 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G)  제가 알기로는 그 당시에 최저시급이 한국에서는 3,000원대였는데 상당한 차이*가 있네요. 그러면 이렇게 최저시급에 차이가 나는 걸까요?     


(*2013년 기준 한국은 최저시급이 4,860원이다. 호주는 같은 해 16.37달러로 한화로 바꾸면 16,225원 정도이다.)


(H)  한국은 옛말에 ‘땅 파면 돈이 나오나?’라는 말을 들으면 안 나오지만, 호주는 실제로 땅을 파면 돈 될 것들이 많이 나옵니다. 자원도 많고 농업강국이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농사짓는 걸 호주 사람이 보면 정원 가꾸는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서 농부가 하는 일을 호주에서는 복합 기업체에서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개인이 농사를 짓는 것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뉴질랜드 사람들이 호주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다 보니까요. 키위(Kiwi, 뉴질랜드 사람들을 일컫는 말**)들도 호주로 일하러 많이 오죠.


(**Kiwi(키위), 뉴질랜드인의 대표적 별칭 중 하나이다.)      


(G) 땅 규모가 다르니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주는군요. 질문을 이어서 하면, 앞으로 만나는 초등학생들에게 꼭 공유하고 싶은 대학생 때의 경험이 있다면요? 제가 질문을 만들어놓고 예상 답변이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공)에 봉사하러 다녀온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H)  아 순간 남아공에 다녀온 걸 까먹었네요.     


(G)  선생님에게 있어서 남아공에 다녀온 것은 잊어버리면 안 되죠. 남아공에 거의 한 달간 다녀오셨는데, 다녀오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H)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는 무료였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아프리카라는 곳은 제가 살면서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G)  아프리카에 다녀오고 싶은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H)  제가 어렸을 적에 봤던 책 중에 한비야 작가가 쓴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통해 여행을 좋아하게 되었고, 우리 인류의 조상이 처음 잉태된 곳이 아프리카여서 더욱 관심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물을 좋아해서 사파리 같은 것도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남아공에서는 사파리라고 하지 않고 game drive라고 부르더라고요.     


(G)  'Game drive'라고 부르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H)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영국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국은 용인에 있는 시설 때문에 사파리가 익숙한 것 같아요.      


(G)  남아공에서 지내실 때 호주처럼 인상적인 경험이 있나요?     


(H)  호주에서 가장 강한 경험은 '인권'에 대한 것이라고 이야기드렸다면, 남아공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경험은 '빈부격차'입니다. 아까 이야기 못 드렸던 내용인데 호주에서는 소수자에 대해서 존중을 해줍니다. 한국에서는 여러 명이 음식을 먹더라도 통일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호주에서 채식주의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그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별도 제공해줍니다. 한국과는 다른 환경입니다.     


(G)  개개인을 엄청 존중해주는군요. 빈부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요?     


(H)  길거리를 가다 보면 노숙자들이 깔려있는 정도입니다.     


(G)  우리가 흔히 아는 서울역이나 광화문 근처에 있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는 어떤가요?     


(H)  비교가 안 됩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교육일 겁니다. 하지만 남아공 역사를 보면, 유럽에서 백인들이 다스리면서 아파르헤이트(Apartheid)***를 이용하여 최근 1990년대까지도 있었을 겁니다. 불과 얼마 전이죠. 백인은 아무 곳이나 통행 가능하지만, 흑인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한 남아공 선생님이 이야기해주시기를 다국적 기업이 남아공을 지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식민지 국가로부터 지배를 받았다면, 지금은 빈부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큰 기업에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그 기업이 남아공에서 철수를 한다고 선언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G20 국가인데 만약 기업이 본국으로 철수하거나 다른 나라로 이동하면 큰일이 나는 거죠. 또, 정치하는 일부 사람들도 정치를 계속하고 싶으니까 흑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거의 시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 남아공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과 제도.)


(G)  선생님이 방문한 학교에서 흑인, 백인 교사의 비율은 어땠나요?     


(H)  제가 방문한 학교는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영국 선교사가 운영하는 생활공동체 같은 학교입니다. 예외적이라고 학교임을 염두에 두시고 이어가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학교는 학교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local(현지)에 있는 학교는 거의 그렇다고 합니다. 급식도 주긴 하는데, 항상 부족한 현실이고요. 교사가 급식을 포기하고 학생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급식을 먹지 않으면 하루에 한 끼도 먹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G)  이 부분에서는 저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됩니다. 저도 20살 때 필리핀에 해외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방문했던 마을(마닐라에서 9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태양광 랜턴을 보급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같은 21세기를 살아가는데 너무 다르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본 순간 충격이 상당했습니다.


< 5편에서 이어집니다. >


- 도슨트 G


Something, 20x20cm, Acrylic painting on canvas, 2021, ㅇㅇ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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