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제가 자라온 환경과는 달라서 부럽기도 하고, ‘저는 어떻게 생활했었나?’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뉴질랜드에서 받은 교육 중에 지금까지도 선생님한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있을까요?
(L) 뉴질랜드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았어요. 절대적인 수치보다 상대적인 수치가 높았다고 생각해주세요. 제가 고등학생 때 잠시 홈스테이 했던 가족도 채식 주의자였습니다. 이제 조금씩 한국에서도 채식 주의자가 있는데, 그때는 흔하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무슬림에게는 할랄 음식도 따로 챙겨주었습니다.
대학교 기숙사 생활하면 할랄 음식(Halal Food)*을 제공해줍니다. 일반 음식, 채식주의자 식단, 할랄 식단 이렇게 다양하게 존중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비율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허락된 것'이라는 뜻으로 이슬람법상 먹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출처: wekipedia.org])
(G) ‘다양성 존중’이라는 말로 정리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선생님이 교실에서 많은 학생의 다양성도 존중해주시는 편인가요?
(L)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성격도 그렇고, 학생들이 조금 특이(?)하더라도 존중해주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뉴질랜드에서 소수자로 존중을 받았으니, 교사가 된 지금 그 기억들이 더 소중하게 작용합니다. Cultural Day(문화의 날)처럼 다른 나라 문화를 체험하는 행사가 있었어요. 각 나라 전통 공연도 있었어요. 저도 그 당시 기타 치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그곳에서 존중 받았었기 때문에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국에 돌아와서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G) 역시 머리로만 아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네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것 같아요. 뉴질랜드에서 생활하시면서 part-time job(아르바이트)는 했었나요?
(L) 유학 생활하면서는 못 해봤고, 한국에서만 일을 했었습니다. 영화관, 영어 통역, 영어 번역, 박람회 스태프, 영어 과외, 기숙사 사감, 전단지, 예식장 등 돈 되는 건 다 했었어요. 그 중에서 서빙이 가장 힘들었어요.
(G) 뉴질랜드에서는 공부를 해야 해서 일은 못 하신건가요? 다른 학생들은 어땠나요?
(L) 대부분 학생들이 고등학생 때는 거의 일을 안 했습니다. 대학생 때는 약대 학생 몇 명이 약국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미리 체험하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서 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뉴질랜드 대학교가 학생들에게 지원을 잘해주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굳이 일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용돈이 1주마다 나옵니다. 일주일에 20만 원 정도 지급되었어요. 그래서 솔직히 일을 할 이유가 없었죠. 또, Student's loan 이라고 해서 학자금 대출 같은 개념이 있었는데, 이자율이 0%였어요. 대신 외국에 나가면 이자가 5%가 됩니다.
(G) 뉴질랜드 안에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지원을 많이 하고 있네요. 답변을 듣기 전에는 ‘뉴질랜드 학생들은 자립심이 부족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게 아니군요. 지원이 너무 잘되어 있다는 점을 몰랐습니다.
(L) 뉴질랜드 대학교 제도가 잘 되어있는 편이에요. 그런데 대학교 기숙사는 한국과는 다르게 집안이 좋은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기숙사 생활비가 1년에 1,000만원 정도였어요. 그 가격에 방 안에 청소도 해주고, 호텔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G) 그럼 대학교 학비는 얼마정도였나요?
(L) 학교마다 그리고 학과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영주권이 있는 학생 혹은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시민권을 지닌 경우에는 한 학기에 250만원 정도였습니다. 최대 1년에 500~600정도 일 거예요. 제가 방금 찾아보니 2016년 기준 500~600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유학생들한테는 학비를 많이 받아요. 시민권을 가진 학생들 보다 5~6배 정도 더 등록금을 받습니다. 그래서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유학생 유치를 많이 하려고 하죠.
(G) ‘영주권’은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요?
(L) 음… 영원히 그 나라에 살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영주권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나라에 살지 않아도 투표도 할 수 있고요. 영주권 혜택으로 인해 뉴질랜드에서 대학교를 수월하게 다니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G) 나라마다 제도가 너무 다르다는 점이 신기하면서 흥미롭네요.
<5편에서 이어집니다.>
- 도슨트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