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단편 소설 읽어보기
나의 아빠는 내게 에이라(Eira)1)에 있는 이 아파트를 사주었다. 아파트는 싸지 않았지만, 하우킬라흐티(Haukilahti)에 있던 때를 생각하면 우리는 위생 문제로 끊임없이 싸웠다. 먼지가 아무 데나 있었고, 그리고 하느님, 당신이 욕조를 보셨어야 합니다. 나는 그 욕조를 사용할 때마다 소독해야만 했다. 나는 살균된 커버를 변기 위에 씌우지 않고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매 초마다 싸웠고,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가 내게 나의 작은 집을 사주었다. 집이 꽤 좋은 것이, 훌륭하게도 높은 천장이 있고, 위에서 아래까지 모두 수리되어있었다. 그래서 나는 여기로 이사 와서 내가 그동안 집안을 청소하면서 하루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날에 여기서 전에 살던 사람이 어떤 기상천외한 기인이거나 그런 사람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강력한 세정제를 사고 3주에 걸쳐 작업에 들어갔다. 나는 심지어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모든 구석과 틈들을 닦았고, 마침내 나만의 장소가 보기 진짜 좋아 보였다. 그런 후에 나는 일자리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원하는 일은 무얼까,라고 이틀을 생각해보았지만, 그때 갑자기 창틀을 발견했다. 예수님, 그건 명백히 더러웠습니다. 하느님만이 내가 여기 어떤 오염물질과 살고 있는지 아시겠지. 그래서 나는 일자리 구하는 것을 잊고 가서 북북 닦기 시작했다. 나는 곳곳을 청소하기 시작했고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게 되었다. 운이 좋게 아빠가 내게 스톡만2)에서 음식을 매일 사다 주었기 때문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스톡만을 신뢰했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아빠가 오면서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당신도 보듯이 아빠는 비즈니스맨이고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젠장, 아빠가 얼마나 많은 질병들을 옮기는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아빠도 모르게 말이다. 그래서 매번 아빠가 올 때마다 나는 그가 만진 모든 것들을 살균해야 했다. 내가 한 번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은 그 여름이었다. 글쎄, 그럴 수 없었다고 해야, 아니 내가 밖이 불결하고 더러운데 나갈 수 있었을까. 그 후, 9월 첫째 날에, 마리가 그리스에서 돌아왔다. 그녀는 내게 청결함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았기 때문에 백색의 드레스를 입었었다. 처음에는 모두 오케이였는데, 마리가 내게 키스하고 싶다고 한 후로 그녀가 걸렸을지도 모르는 질병을 생각하니 속이 메슥거렸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나중에'라고 말했다. 후에 마리는 샤워하고 몸의 세균을 씻어냈다. 마리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나는 그녀의 손을 만지고 키스했는데, 그때 에이즈가 프렌치 키스로 전염된다는 것이 떠올라서 갑자기 패닉에 빠졌다. 나는 마리에게 나에게는 언제나 진실되다고 맹세하라고 부탁했고 그녀는 그렇게 했다. 저녁에 마리는 그녀의 집으로 돌아갔고 내게 선물로 준 그리스 와인 한 병을 남기고 갔다. 나는 그것을 변기에 부어버리고, 화장실을 살균한 다음에 침대로 갔으나 잠을 잘 수 없었다. 계속해서 마리가 만진 모든 곳들을 청소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새벽 다섯 시까지 청소했고, 다음날 쭉 잤다. 마리는 일이 끝난 후에 스톡만에서 따뜻한 음식들을 가져왔고, 나와 밤을 지내며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그리스에서 막 돌아온 여성과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는 두세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고, 만약 그녀가 그 후에도 어떤 증상도 없다면 왜 안 되겠냐고, 무슨 문제겠냐고 말했다. 마리는 동의했고, 착한 아이처럼 집에 갔다. 운 좋게, 그녀는 세 개 이상의 의자에 앉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자정까지 그녀가 앉았던 의자를 청소할 수 있었다. 가을은 지나갔고, 어떤 변화도 없었다. 마리는 음식을 가져와줬고, 아빠는 와서 별 문제없는지를 체크하고 갔다. 아무도 내가 직장을 구하는 것을 말하지 않았고, 최소 나 자신조차도 이렇게 계속되는 집 청소에 더해서 어떤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작은 오피스에서 여러 사람이 숨시는 공기를 내가 들이마신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크리스마스 때에 마리와 나는 사랑을 나누는 것을 고려해보았고, 나는 거의 준비가 될 뻔했으나 그래도 안전한 쪽이 낫다고 생각해서 마지막에 마음을 바꿨다. 봄에 우리는 결혼했다. 마리가 그러기를 원했고, 아버지도 그랬기 때문이다. 한 성직자가 내 집으로 와서 주례를 보았고 아버지가 결혼선물로 내게 덤벨 세트를 주었다. 예식 후에 나는 집을 청소했고 근육을 키우기 시작했다. 마리는 내 근육들이 얼마나 커가는 지를 보며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녀는 여전히 왔지만 한 주에 한 번 왔고, 일주일을 버틸 충분한 음식을 가져왔다. 운 좋게도, 마리가 방문하는 횟수는 매 번 점점 줄어들었고, 더 이상 사랑을 나누자고 이야기하지도 않았다. 나는 운동하고 청소하며 하루를 보냈다. 한 해가 지나고 내 이두근은 쉬고 있을 때에도 부풀어있었고, 두 허벅지는 두 개의 빙산처럼 보였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이다. 마리는 더 이상 오지 않았고 나는 그녀가 큰 결정을 해주어 기뻤다. 내가 여분의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나는 내가 하우킬라흐티를 떠난 후로 한 번도 보지 않았지만 아버지와의 관계는 정말 좋았다. 이제 아빠가 나를 보러 올 때는 신발에 비닐 커버를 씌우고 하얀 코트를 걸친 다음에 살균된 페이스 마스크를 쓰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썼다.
안젤름 홀로 Anselm Hollo 영문 번역을 재번역 by 찬닢
1) 에이라 Eira: 헬싱키 서남부에 위치한 부촌 마을. 바닷가를 끼고 있다.
2) 스톡만: 1862년 설립된 리테일 회사로, 핀란드의 대표적인 스톡만(Stockmann) 백화점
Helsinki: a literary companion. Finnish Literature Society, 2000
Rosa Liksom. A Short Story from One Night Stands(Yhden yön pysäkki, 1985, London & New York: Serpent's Tail,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