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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아 로 Jan 20. 2021

일 년 미리 쓰는 미래 일력 -행복은 아무것도 아니다

2022년 1월 15일 토요일

찢어진 그물에 행복은 빠져나가고 나는 걸려있다.


일 년 미리 쓰는 미래 일력

2022년 1월 15일 토요일


행복은 아무것도 아니다.

지난 100일 1000일의 연속된 시간 중에 단 1초, 길면 10초 있을까 말까 한 것이 행복이다.

너무 찰나이고 뜬금없이 오면서 이유도 없이 사라진다.

행복이 없는 동안은 안 올까 봐 불안하고, 행복이 있는 동안은 행복이 없어질까 두렵다.

그럼에도 그 달콤한 느낌 때문에 고된 삶을 살고 버텨낸다.

그래서 더 매달리고 악착같이 잡으려 애쓴다.

행복의 반대인 불행은 이렇듯 행복의 결핍으로부터  온다.


“의미를 두지 않고 그러려니 해야지. 가버리면 그만이다.”

“매달리지 않고 또 언젠가 갑자기 오겠지.”

“행복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러한 생각이 부정적인 나를 만든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게 삶을 버티게 해 주고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 주며 긴 위안을 준다.


애초부터 나의 하루는 빈 곳이 많은 성긴 그물이고,

행복은 잘 빠져나가는 날씬한 물고기,

나는 뚱뚱해서 딱 걸린 어리석은 인간.


주말이다.

배달음식 시켜 먹겠지.

짜니까 콜라도 물도 많이 마시겠지.

그 단짠에 아주 잠깐 행복하겠지.

그리고 뚱뚱한 나는 그물에 딱 걸리겠지.


어리석은 인간은 다시 되뇌겠지.

“행복은 아무것도 아니다.”

“의미를 두지 않고 그러려니 해야지. 가버리면 그만이다.”

“매달리지 않고 또 언젠가 갑자기 오겠지.”

그물에 딱 걸려가지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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