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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Apr 11. 2020

힘들다고 쉽게 말하지 못하는, 나를 위로하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힘들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늘 내가 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단, 누군가가 나에게 기대는 것에 익숙한 환경이었고, 습관탓인지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의지하는 일이 오히려 어렵다.


힘듦을 캐묻지 않는 것이 위로가 된다는 사람이 있듯, 나의 힘듦을 토로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뿐인데 그게 뭐가 어렵냐는 말, 참 많이 들었다. 그 말에 나는 더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으니.

한 번은 '자신의 힘듦에 대해 말하는 법도 어디서 배우는걸까?' 생각한 적이 있다. 나는 단지 그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일까하고 위안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쉽게 울지 않고, "힘들다"고 말하지 못한다해서 위로받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못한다면, 나 스스로에게라도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울고, 지치는 모습을 제일 많이 본 사람, 나의 모든 감정이 표출되는 매 순간을 지켜본 사람인 나에게, 스스로가 아니면 해주지 못할 말을. 그런 마음으로 나는 아주 오랫동안 나 스스로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말을 찾고 싶었다.


힘들 때의 나는, 무슨 말을 듣고 싶을까?


마법의 문장이 되어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냥 너무 지친 나머지 무언갈 도전할 용기조차 없는 것처럼 마냥 두려울 때, 그리고 아무도 나를 다독여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외로울 때 그럴 때마다 내가 나에게 말해주고 싶은 그런 말을 찾고 싶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위로해 줄 수 있는 그런 말.


긴 고민 끝에 나는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잘하고 있어" 보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날 비웃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라는 말이 잔잔하지만, 코 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되뇌일수록 강하게.



누구에게나 자신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말이 있지 않을까?

과거의 상처를 안아줄 수 있고, 힘든 순간순간을 견뎌낸 나를 칭찬해 줄 수 있는, 그리고 또 다시 좋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더라도 조금 더 담담하게 견뎌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그런 말. 나에게는 그런 말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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