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이사이 Jun 06. 2021

나라를 지키던 군인이 성폭력으로 죽었습니다.

군대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한 명의 군인이 죽었다.


5월 3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공군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에서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세요." 라고 기재하였다.


같은 날 MBC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피해자는 회식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받고 상사 지인의 개업 축하자리인 회식자리에 참석하였고, 술자리가 끝난 후 차에서 동료에 의해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곧바로 차문을 박차고 내린 뒤 상관에게 신고하였지만 그 와중에 가해자는 피해자의 집까지 따라와 신고를 할 테면 해보라고 비웃었다고 한다. 회식을 종용했던 상사는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냐."며 합의를 종용했고, 가해자는 "죽어버리겠다."는 협박을 하며 2차 가해를 가했다.


이 사건이 시발점이 되어 현재 군대 내 성폭력 피해 사건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군 인권센터는 6월 2일 '공군 성범죄 사건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또 다른 공군 여군 피해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2021년 5월 초 여군 숙소에 무단침입하여 불법 촬영하고 이를 소지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건이 있었고, 강원 화천경찰서에서는 6월 4일 부하 여군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가해자를 조사한 뒤 군사경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국방부는 2017년 중앙부처 가운데 1000명당 성범죄 건수가 가장 많은 기관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2017년의 통계지만 현재 진행형 혹은 그 때보다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지원한 군 내에서 이와 같은 성폭력이 뿌리뽑혀야 더 많은 여성들이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었던 그녀는
정작 상부와 국가 그 어느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했다.


전쟁이나 테러 등의 가장 큰 범위의 폭력을 대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군대라는 조직 내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또다시 폭력을 겪고 있었다.


부디 제발 사람을 사람으로 봤으면 좋겠다. 자신처럼 좋은 것과 싫은 것이 있는 사람, 불법촬영을 당한다면 그것이 유포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 사람, 인격체를 가진 사람으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만지고 마치 물건인 것처럼 대하지 않는다면 폭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길고양이가 차 밑으로 다니지 않는 세상이 되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