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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Aug 28. 2021

나를 싫어해도 괜찮은 이유

어느 밤 나는 종점에 다가가는 버스안에 혼자 앉아있었다. 저마다 자신의 집을 향해 내리고, 갈 길을 찾아가는걸 보면서. 그러다 문득 버스에 혼자 남은 지금의 내 모습이 마치 혼자 과거를 붙잡고 있느라 인생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과 겹쳐보였다.


나의 마음은 과거에 머물러 있을 때가 종종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나 역시 사람에게 크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상처가 많이 회복된 지금의 내가 후회되는 것은 나를 싫어하는 이유를 그들에게 물어보지 못한 것인데, 그 때는 미처 물어볼 생각조차 못했었다. 나는 무엇이든 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사람이라, 머리로는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웃고 있는 그들이 무서워서 물어볼 생각조차 떠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모든 탓을 그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다고해서 과거를 되돌릴 수 있는 것도, 내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를 탓하는 대신 내가 나아지는 방법을 찾고 있다. 매일 충분하게 먹고 자고, 섣불리 누굴 탓하기보단 이유를 생각해보고, 지칠 때는 나에게 사랑한다고 꼭 말해주고, 힘들 땐 터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나를 안아주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많이 만나려 한다.

좋은 말을 주고 받고, 서로가 있음에 감사해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뒷모습을, 헤어진 이후를 걱정하지 않는 경험을 늘려가고 있다.


좋은 경험들로 예전보다 더 단단한 내가 되어 앞으로의 내게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생겨도 상처만 받기보단 조금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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