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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Oct 04. 2021

누구와 있어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

사람이 사람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물의 왕국 먹이사슬도 아닌데, 어떠한 관계든 갑과 을이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나는 관계를 맺을 때 주로 을의 입장이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늘 나를 버릴까봐 두려웠다. 두려움은 불안을 데려왔고 누구와 함께있어도 행복하지 않았다.


당시의 나는 평등한 관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때라 나를 버릴까봐 두려운 마음에 꽂혀 그 마음하나 지키기에 전전긍긍이었다. 당연스레 내 행동은 소심해졌다.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달라도 내 주장하나 제대로 내세우지 못했고, 어쩌다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먼저 굽히고 들어가기 바빴다. 그럼에도 늘 불안했다.


불안함의 원인을 찾다가 나의 애착유형에 대해서, 또 그 애착유형이 불안형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꽤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상대방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거절하더라도 죄책감과 불안에 휩싸였다. 갈등상황을 견디기 힘들어 모든 것을 좋게 보려는 방어막을 세우려고 노력했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꾹꾹 눌러 담으며 친한 친구에게도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관계 속에 둘러싸여 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은 내 모습, 정확히는 그 관계로 인해 더욱 불안해지는 나의 마음이 안쓰러워 관계에 이제는 관계에 거리를 두기로 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성취를 해보며 이 길의 끝에는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나는 나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되는 내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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