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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Jun 19. 2019

여자다움, 남자다움이 아니라 그냥 나다운 것.

3년 전쯤 위스퍼에서 #LikeAGirl이라는 캠페인을 했는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한 번씩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캠페인 영상 속에서는 여자인 어른과 아이에게 각각 어떤 자세를 취하라는 지시를 했다. "여자답게 달려보세요"라는 지시를 했을 때 여자 어른들은 팔을 반쯤 벌린채 대충대충 뛰고, 여자 아이들은 전속력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여자답게 싸워보세요"라는 지시를 했을 때 여자 어른들은 웃으며 살짝씩 주먹을 날리거나 방어하는 자세를 취했지만, 여자아이들은 팔과 다리를 쭉쭉 뻗으며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자답게"라는 말이 달리다와 싸우다 앞에 붙여졌을 뿐인데 뛰거나 싸우는 자세가 달라졌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여자다운 것'은 조신하고, 연약한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이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사회화과정에서 학습되었기 때문인데 그래서 여자 어른과 여자 아이의 행동이 다른 것이다.


성역할 고정관념이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여 성별로 다른 사회적 역할을 기대하는 특정 사회나 문화가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신념이다. 즉, “남자는 ~하다”, “여자는 ~하다”와 같은 특성에 대한 부분이나 “남자는 ~해야 한다”, “여자는 ~해야 한다”와 같은 행동 및 태도와 관련한 부분에서 고정된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 역할 고정관념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여자는 꾸며야해, 남자는 용감해야해 등 이러한 말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성역할 고정관념은 남자와 여자를 나누어보게 만들어 성별에 따른 편견을 가지게 만들뿐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억눌린 채 살아가야하는 정신적인 족쇄를 채우는 것이다.


우리는 성역할 고정관념이라는 정신적인 족쇄에서 벗어나 남성 혹은 여성으로서 살아가야할 무게를 내려놓고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 직업을 선택할 때도, 감정을 표현할 때도, 어떤 행동을 할 때도 그냥 사람이니까 괜찮아야 한다. 여성스럽거나 남성스러울 수 있지만 그것을 강요하지 않고, 생물학적인 성별과 관계없이 나다운 선택과 행동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더이상 여자다움과 남자다움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않을 뿐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자다움과 남자다움을 벗어던지지는 못했다. 성역할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사고방식과 신념이라서 변화되는데는 작지않은 시간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자답게 혹은 남자답게보다 '나답게'라는 말이 사용되고, 자연스러워질때까지 우리는 계속 노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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