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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스티커에 움직이는 아이들

자기인식, 성찰, 유능감 그리고 내적 동기를 키우는 효과적인 전략

교사나 부모가 칭찬 스티커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아이를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어떤 아이가 훌륭한 아이일까? 

다들 짐작하는 바와 같이 부모나 교사가 없어도 스스로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아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부모나 교사가 하루만 자리를 비워도 아이들은 티가 난다. 

담임교사가 잠깐만 다른 일에 신경을 써도 아이들은 주의를 돌린다. 

부모가 잠시만 한 눈을 팔아도 아이들은 딴짓을 하고 있다.      


‘딴짓’을 하는 아이들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잠시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있다. 

무언가를 만들고, 움직이며 말하고 있다.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시간 혹은 할 수 없는 그 시간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무언가 자신이 배운 것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있다. 

노래를 중얼거리고, 태권도나 춤 동작 연습을 하며, 게임의 레벨 업에 대한 심층 토론(?)을 한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유능성(competence,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연습, 또 연습하고 있다. 

다만 교사나 부모가 원하는 분야가 아닐 뿐이다.     


끊임없이 유능해지려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행위에 대한 인식이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그것을 명료화시켜주는 것이 칭찬스티커다. 

그렇다면 왜 칭찬 스티커가 자기 인식에 도움을 줄까?

 칭찬 스티커는 누가 붙여야 할까? 부모일까? 교사일까? 아니면 아이 자신일까?

그렇다. 아이 자신이다. 

아이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스스로 확인해야 자기 인식이 된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높은 지능이 2가지 있었다. 

그것은 자기성찰 지능과 대인관계 지능이다. 

아이가 스스로의 노력에 대해 칭찬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자기성찰 지능과 관련이 깊다. 

스스로의 행위를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는 메타인지능력을 키워주기도 한다. 

내가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칭찬스티커를 활용해야 할까?  필자가 교실에서 실천하고 있는 방법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고자 한다.  


먼저 아이에게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 정해보도록 한다. 


무엇이 아이 자신을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지,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할지 이야기를 나누고 스스로 목표를 세우게 한다. 


다음으로 측정 가능한 양적(시간, 횟수, 쪽 등)인 목표를 세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먼저 시간 목표를 세울 경우 지나치게 높게 잡아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집중 가능한 시간을 고려하여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10분, 3~4학년은 20분, 5학년 이상은 30분 정도가 적절하다. 

주의 집중 시간이 짧다면 연령에 상관없이 10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는 뉴욕 타임즈의 기자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재발견’에서 그 까닭을 소개하고 있다. 

목표의 단위를 최소화하고, 이를 능가하는 기록은 그만큼의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유능감을 더 크게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 10분의 책을 읽기로 했는데 30분을 읽었다면 스티커를 3장 붙이는 것이다. 

2, 3일 연속으로 30분 이상 읽어도 목표는 변화해서는 안 된다

스티커를 다 붙일 때까지 목표를 10분으로 정해 놓고, 스스로 30분을 읽거나 한 시간을 읽으면 3장 혹은 6장을 붙임으로써 더 큰 유능감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행위를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목표일 필요는 없다. 책 한쪽, 팔 굽혀 펴기 몇 회, 어서 한 구절 등 단위가 있는 양으로 측정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측정이 가능한 목표일수록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셋째로 아이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부모나 교사가 보지 않았다고 의심해서는 안 된다. 

만약 아이가 거짓으로 붙였다 해도 믿어주는 것이다. 

그 믿음이 아이의 도덕성을 키워주고,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스로 귀를 기울여 자라게 한 양심이 자기 삶의 내적 기준이 되고, 스스로를 움직이는 내적 동기가 된다.    

 

넷째로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서 아이가 매일 스스로 확인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노력을 자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관계를 지향한다. 

아이가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친밀한 가족에게 드러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다.      


사랑은 조건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선을 베푸는 것 역시 의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면 조건 없이 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선물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선물을 주기 위해서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노력하며, 스스로 자신의 노력을 확인하도록 도와주는 일을 칭찬 스티커가 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의 노력에 칭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부모가 칭찬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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