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공부가 먼저일까? 운동이 먼저일까?

인지와 정서의 균형은 운동에서 시작된다.

아이들은 밖에서 놀아야 한다. 

친구들과 놀면서 땀을 흠뻑 흘리고 집에 들어와야 아이답다.


아이들은 배워야 한다.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운동도 중요하고, 공부도 중요하다. 


그런데 과연 어릴 때는 밖에서 신나게 운동하고, 크면 공부만 해야 하는 것일까? 운동도 공부도 함께 하면 안 되는 걸까?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M, Shayer와 교육학과 교수 P. Adey(2006)가 영국의 초등학생과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지능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발표 결과는 놀라웠다. 2006년 아이들이 7년 전 아이들에 비해서 이해력, 문제해결력 같은 유동 지능 관련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심지어 15년~20여 년 전 아이들이 대부분 풀었던 문제의 반도 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무엇이 아이들을 바보로 만드는가?’라는 주제로 전문가들이 모여 회의를 했다. 아이들의 인지능력이 하락한 까닭은 5가지로 꼽혔다. 첫째, 정크 푸드(인스턴트 혹은 패스트푸드), 둘째, 지나치게 경쟁적인 학교, 셋째 TV, 넷째 인터넷 게임, 다섯째 꼬마 어른을 만들어내는 마케팅이다. 


이는 하나의 문장 속에 포함된다.      

‘학원을 돌아다니는 아이’     

얼마 전 모 신문사에서는 공부만 강요하는 엄마를 피해서, 그리고 학원 시간 때문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아이의 모습을 기사로 실었다. 아이들에게 놀기나 운동은 사치인 셈이다. 그런데 과연 공부만 열심히 하는 아이의 뇌는 공부에 최적화되어 있을까?     


 ‘7330’

일주일(7일)에 3번 30분 이상 운동하자는 국민 스포츠 캠페인의 문구다.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운동을 한 후 피곤해서 잘까 봐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1995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운동이 세포 성장 촉진제의 수치를 높여준다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특히 기억, 학습, 동기에 영향을 주는 해마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후의 연구에서는 ‘스스로 운동한’ 쥐의 뇌 속 신경세포 성장인자가, 특히 운동을 많이 한 쥐일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를 주도한 코트먼이란 학자는 운동의 장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운동의 최고 장점 중 하나는 학습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2007년 독일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운동 후 어휘 학습 속도가 운동 전에 비해 20%나 빨라지고, 속도는 신경세포 성장인자의 수치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한 만큼 뉴런이 대량으로 생성하고, 생성한 뉴런이 살아남으려면 기존의 뉴런과 연결되어야 하는데 이 연결이 바로 공부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럼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까? 연구에 따르면 성적과 가장 밀접한 상관을 보인 것은 체질량과 폐활량이었다. 그래서 미국의 네이퍼빌 센트럴 고등학교에서는 평균 심박수가 최대 심박수의 8~90%로 유지되는 격렬한 운동을 시켰고, 이들은 수학·과학 학업 성취도 국가 비교 평가(TIMMS)에 학교 자격으로 참가하여 과학은 1등, 수학은 6등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시험에 응시한 학생들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 것이 아니라 중학교 2학년생의 97%가 참여해서 이룬 결과였다. 


  운동은 우울이나 불안 같은 부적 정서를 감소시켜준다. 이는 주의집중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뇌로 공급되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학습과 관련된 해마를 키우며,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신경세포 성장인자가 방출되고, 이것이 뇌가 인슐린 성장인자를 빨리 받아들이게 한다. 뇌가 인슐린 성장인자를 받아들이면 뉴런이 활성화되고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글루탐산염이 생성되며 결국 더 많은 신경세포 성장인자 수용체가 만들어져서 기억을 저장하기 위한 연결이 더욱 두꺼워진다. 


  2007년. 새로운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계속 내놓는 능력과 같은 유연한 인지력은 35분 동안 최대 심박수 60~70%의 운동을 하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머리가 좋아진다는 약보다 부작용도 없고, 비용도 적게 드는 운동이 아이의 학습능력을 성장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셈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땀을 흠뻑 흘릴 정도로 놀거나 운동을 한 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셈이다. 


  어리다고 놀기만 해서도, 다 컸다고 공부만 해서도 안 된다. 놀 때는 신나게 땀에 젖을 정도로 놀고, 공부할 때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과 학습에도 가장 효과적이다. 결국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은 공부와 운동의 균형에 있는 셈이다.


-참고자료-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3&contents_id=16023

<운동화 신은 뇌> 존레이티,에릭 헤이거먼 저, 이상헌 옮김. 북섬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