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지옥을 버티기로 했다-3
2023년 12월 민사소송을 시작했다. 전세사기를 당한 후 한 달만이다.
난 모 로펌에 소속돼 있던 친구를 찾아갔다. 그간의 일을 모두 설명했고 그 자리에서 소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변호인을 선임한 후 난 더욱 바빠졌다.
녹취, 문자 기록 모으기
소송을 위해 그동안 집주인과 주고 받았던 모든 기록을 모았다. 전세금을 주고 받은 흐름부터 통화녹음, 문자, 사건경위 등을 시간별로 정리했다. 문자를 다시 보며 열이 받았지만 소송을 시작하기로 한 만큼 감정을 함부로 쏟지 않기로 했다.
모든 대화를 녹취하고 문자로 소통했던게 다행일 뿐이다. 내가 상대방과 통화하면서 녹취한건 불법이 아니라고 하니, 미심쩍다면 통화녹음을 꼭 사용하길 바란다.
부동산, 채권 압류 결정
내가 결정해야 할 일도 늘었다. 변호사는 내게 부동산, 채권 압류를 하자고 제안했고 난 그러기로 했다. 쉽게 말하면 전세사기가 터진 집의 매매와 임대인의 통장을 못쓰게 막는 것이다. 자연히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뿐만 아니라 통화녹음을 텍스트로 적을 때도 비용 등 크고 작은 돈이 들어갔다. 법원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그제서야 알게 됐다. 난 소송을 이어가기 위해 그간 한달에 100만원씩 적금을 냈던 것을 깼고, 전 회사 퇴직금도 털어 넣었다.
소송에 들어간 전부 합치면 800~900만원정도로 기억한다. 변호사 선임비 뿐만 아니라 추가 비용까지 다 합친 금액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시간싸움 준비하기
변호사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판결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전국적으로 전세사기재판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후엔 부동산 경매까지 감당해야 하니, 그야말로 영겁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이미 되돌릴 수는 없다. 끝은 꼭 봐야만 했다.
변호사는 멘탈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절대 혼자 술먹지 말것, 자책하지 말것.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싸움이라 멘탈이 강해야 버틴다는 이야기다. 만약 전세사기를 당했다면 또 절대 실망하지 말아달라.
법원의 판결, 임대인의 태도에 절대 흔들리지 말고 해야할 일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