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 순간을 - 함께 사는 세상> 따로 또 함께
▲ 깊은 겨울, 따스한 햇살 © Niklas Jonasson
첼로 선율이 잔잔히 들려온다.
이 계절의 정서를 한층 가깝게 들여놓는다.
거실로 나가 본다.
음악은 뜻밖에 남편의 서재에서 흘러나온다.
가만가만히 안을 들여다보니 커다란 화면 가득
첼로 연주를 하는 동영상이 채워져 있다.
젊은 시절, 선곡(選曲)하고 LP판을 올리는 일은 나의 몫이었다.
남편의 역할은 그냥 듣는 일이다.
남편은 감성보다는 매사에 팩트가 중요한 과학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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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사람이 스스로 선곡하고 연주자를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감상하는 모습이 평온하다.
얼마든지 누구나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를 상념(想念)에 젖게 한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오는 동안
어느새 변화된 서로의 모습에 웃음 짓기도 하고
때로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위로를 나누기도 한다.
"차 한잔 할까요?" 남편이 이런 낭만을 표현하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지지하며
인생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깊어가는 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따사로운 햇살이 어루만지듯...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