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서유럽여행
▲ 로텐부르크 전원 풍경 © Kyros
출고된 그대로의 신차를 인도받고 로텐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타우버강 위의 로텐부르크)를 향하여 속도제한이 없는 독일의 아우토반(Bundesautobahn)을 달린다. 한국에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시속 170km가 넘어가도록 내달리는 차량들 속에서 평온하게 운전을 즐기고 있는 나와는 달리 아내는 아찔한 긴장감으로 팔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이 와중에 반드시 추월선을 지키고 속도조절을 하며 양보운전하는 운전문화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No limit, No safety.’를 꼭 기억하자.
내비의 안내로 로텐부르크의 호텔 근처에 들어서는데, 호텔 뱡향의 도로는 통행금지 표지판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호텔은 보이지 않고 2차선 도로에서 갑자기 숲 속 오솔길로 인도한다.
햇빛을 가린 채 우거진 숲길을 한참 달리니 어릴 적 ‘초원의 집(Little house on the Prairie)’에서 보았던 대 평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불과 몇 분 전에 내달리던 무제한 도로를 뒤로 하고 이토록 평화롭고 고요하고 인적 없는 대평원이 존재할 수 있는지 눈에 담으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평원을 지나니 나타나는 고성마을은 중세의 어느 한 곳으로 순간 이동한 둣 하다.
차량매립 내비와 별도로 구매한 2개의 내비 모두 호텔을 찾지 못한 덕택(?)에 뜻밖의 깜짝 선물로 로텐부르크의 아름다운 전원을 여행할 수 있었다.
1400년경 로텐부르크 근처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후에 갑자기 생긴 샘물에 유황과 금속이 함유되어 치유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얼마 후, 타우베르 계곡의 샘에 작은 야외 목욕탕(Wildbad)을 만든다. 1902년에 스파호텔로 문을 연 후 현재는 세미나, 회의, 연회와 각종 야외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근처에 크리스마스 박물관이 있다.
호텔을 찾으려 왔던 장소를 몇 바퀴 돌고 난 후 오솔길 같은 도로를 따라서 호텔에 도착한다.
숲 향기 가득한 숲 터널을 지나 호텔 체크인 후 들어선 객실은 천장 조각장식, 객실 대문(!), 내부 옷장, 욕실 모두 옛 성의 주인마님을 위해 꾸며 놓은 것 같다.
독일에는 택시도 벤츠이니, 호텔 욕실의 좌변기와 세면대가 ‘빌레로이 앤 보흐(Villeroy & Boch)’ 제품이라 한들 이상할 것이 없다. 익숙한 주방용품 브랜드를 보니 아내가 좋아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