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서유럽여행
▲ 베를린 전승기념탑 © Kyros
로텐부르크에서 베를린으로 향하는데 공항 주변, 도심, 시골농가, 도로변 어디라도 곧게 자란 나무들과 숲에 싸여 있다. 거대한 풍력발전 설비들이 즐비하고 솔라 밸리(Solar Valley)라는 지역도 눈에 들어온다. 인공적으로 검은 숲을 조성하고 친환경에너지원이 풍성한 독일의 정책이 새삼 돋보인다.
내가 경험한 고속도로는 대부분 속도제한이 없지만 차선별로 속도가 다르기도 하고 시시각각 속도변화가 무쌍하다. 추월차선은 무제한으로 내달리고 주행선과 3·4차선은 서로서로 양보하며 마치 시속 100km 정도로 달리는 듯 교통흐름이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트럭들은 자신들의 지정차로를 지키며 추월선과 주행선의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다.
포츠담에서 돌아오는 길에 베를린 시가(市街)는 ‘세상에 이런 일이!’ 트램, 한 칸 버스, 두 칸 버스, 택시, 승용차, 오토바이, 자전거, 유모차 등 이 모든 탈 것들이 하나의 도로를 공유한다.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자전거 도로가 따로 표시된 곳도 있긴 하지만 트램사이에 끼어 있는 자동차, 자동차 앞에 서있는 자전거, 자전거 옆에 오토바이, 자전거 뒤쪽에는 시트에 아기까지 앉아 있다. 눈앞이 아찔하다. 옆에서 ‘어어어 조심조심!’을 연발하고 있는 아내는 진땀이 난다.
우회전하는 우리 차 옆에서 불쑥 나타나 먼저 우회전하는 자전거는 나의 운전 사각지대에서 발견할 수 없는 존재다. 그래도 무사고로 잘 흘러간다.
그 와중에 흥미로운 모습하나, 자동차 무리 앞에 당당히 서있는 자전거 탄 사람이 어떤 이는 왼손, 다른 이는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좌회전, 우회전 자신의 갈 방향을 앞·뒤 자동차에게 예고를 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 조절을 한다.
베를린에서 그들의 교통법규와 문화가 있겠지만 처음 본 내게는 별천지이자 도로상 최대의 혼란이다. 바로 어제 아우토반을 달리며 독일의 운전문화에 감탄하던 내가 지금 베를린의 교통혼잡을 얘기한다. 이것이 바로 개인이 갖는 경험의 한계이지만 두 장면 모두 내가 보고 느낀 그대로이니 일반화의 오류는 조심할 일이다.
시내 곳곳을 차단하고 있는 공사현장은 내비의 안내로는 도무지 벗어날 길이 없어 무한정 뺑뺑이를 도는 동안 얼굴은 벌겋게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모든 교통수단이 도로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은 좋으나,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하여 각각의 운전자가 공통적인 교통안전법규는 지키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