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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ros Jun 04. 2024

[독일여행/퓌센] 하얗게 빛나는 밤, 독일 백조의 성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서유럽여행

▲  노이슈반슈타인 성 전경  © Kyros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 백조의 성) 내부 관람시간에 맞추기 위해 아침 일찍 매표소로 향한다. 


이 성은 로맨틱 가도(Romantische Straße)의 남단인 퓌센(Füssen)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바이에른(Bayern)의 왕 루트비히 2세(Ludwig II)가 지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로 신 백조 석성(新白鳥石城)이란 뜻이다. 왕의 친구인 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의 백조 기사들에 관한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에 매료되어 따온 이름이다.


입장 예약 시간 2시간 전까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수령하라는 온라인 예약 시 안내를 따라 일찍 도착한 것이다. 담당직원에게 예약내용을 알리고 표를 요청하니, 실물 입장권은 주지 않고 성 입장 시 바코드스캔을 한단다. 2시간 전 입장권 수령을 하지 않으면 예약이 취소된다는 안내는 업데이트를 안 한 모양이다.  


성으로 가는 방법은 도보  30~40분, 마차 20~30분 또는 셔틀버스로 10여분 걸린다.  마리엔 다리(Marienbrücke)에서 사진 촬영을 원한다면 셔틀 이용이 편리하다.  다리에서 성까지 도보로 약 15분 걸린다.  이를 감안하여 입장시간 보다 2시간 정도 여유 있게 출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백조의 성과 마리엔 다리 안내 표지판   © Kyros


P4주차장 근처에 있는 버스매표소에서 현금(카드 사용불가)으로 승차권을 구매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마리엔 다리 셔틀 승강장으로 향한다.  산길을 따라 약 5분 걸어가면 푈랏 협곡(Pöllatschlucht) 위에 놓인 다리에 도착한다. 


▲  푈랏 협곡을 연결하는 마리엔 다리  © Kyros


이곳이 우아한 백조의 성 남쪽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다리 가득 여행객으로 붐빈다. 다리 아래 협곡을 흐르는 맑은 물과 폭포를 볼 수 있다. 다리를 건너 약간 가파른 산길을 따라 약 5분 거리의 전망대(Standpunkt)에 올라서면 성의 동남쪽을  한층 가까이 볼 수 있다.


▲  호엔슈반가우 마을과 백조의 성 남쪽 전경  © Kyros


산길을 따라 성을 향하면서, 어제 마을입구에서 멀리 보이던 작은 성은 이미 다른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난다. 성은 웅장하면서 섬세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  백조의 성 서쪽 전경  © Kyros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Walt Disney World Resort)의 신데렐라 성(Cinderella Castle))도 이 성을 본뜬 것이라 한다.  올랜도(Orlando)에서 보았던 성은 규모는 작았지만 흰색 석회암과 진청색 첨탑으로 대표되는 이 성의 서쪽 전경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 정교한 백조의 성 외관  © Kyros


가까이에서 보는 성의 외벽은 발달된 근대 산업기술을 활용하여 마추픽추의 석공술에 버금가는 정교함을 느끼게 한다.  유럽에서 경험한 가장 정교하고 우아한 건축물 중의 하나이다. 발코니에서 북서쪽의 슈방가우(Schwangau)와 퓌센의 전원을 조망할 수 있고, 서쪽으로는 알프스제(Alpsee) 호수와 숲 속에 자리한 호엔슈방가우 성(Schloss Hohenschwangau)을 감상할 수 있다.


▲  백조의 성 북측 전경  © Kyros


산길을 따라 성의 북쪽에 이르니 작은 출구가 보이고 성의 일부는 한창 공사 중이다. 경사로를 내려가면 매표소에서 마차나 도보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이곳에서 성의 동쪽 메인 출입구를 조망할 수 있다. 파스텔톤의 핑크, 옐로, 블루, 그레이 등의 다채로운 대리석과 천연석의 조화가 무척 훌륭하다.


▲  백조의 성 동쪽 출입구  © Kyros


출입구는 입장시간에 따라 30여분 전에 입장이 가능하다. 성내의 외부를 감상하며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다. 성의 내부는 일부만 공개되지만, 내부 역시 외부 못지않게 정교하고 우아하면서 아름답다. 각방의 커튼, 가구, 집기, 유리창, 방문 등 모든 장식이 무척 밝고 평안하고 품위가 있다. 이 성을 위해 온갖 정성을 쏟아부은 주인공의 슬픈 이야기를 느낄 수 없다. 성이 바위산에 세워져서 어떤 방은 천연동굴과 암석을 그대로 실내로 들여와 독특한 디자인을 이루고 있다.


▲  백조의 성 미니어처  © Kyros


바닥이 대리석 모자이크로 장식된 방에는 마호가니 빛 목재 조각품과 품위 있는 장식이 돋보인다. 침실, 집무실, 연회실 등 각방에 비치되어 있는 책상과 의자 다리와 팔걸이, 캐노피의 조각장식은 그대로가 훌륭한 작품이 된다. 태피스트리(Tapestry)를 포함한 벽화는 맥락 없이 화려하거나 야단스럽지 않게 조화를 이룬다.


각종 보석으로 장식된 황동빛 샹들리에와 플로어램프는 어떤 단어로도 그 멋스러움을 표현하기 어렵다. 여행 중 필요한 식품 외에는 소품하나라도 거의 쇼핑을 하지 않는 아내가 저런 플로어램프 갖고 싶다고 감탄을 한다.


▲  해 질 녘  백조의 성  © Kyros




▲  하얗게 빛나는 밤, 백조의 성  © Kyros


오늘 백조의 성 외형과 내부를 꼼꼼히 둘러보고 주변 숲과 산아래 예쁜 마을과 주택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나니 전 세계 여행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서 마주하는 백조의 성이 어제보다 한결 다정하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  달빛에 잠드는 백조의 성  © Kyros


어젯밤 검은 숲 속에서 하얗게 홀로 빛나던 백조의 성은 자정이 지나니 불빛이 사라지고 어둠에 잠긴다.

내일 아침에 헤어질 생각을 하니 마치 오랜만에 만난 좋은 친구와 작별하는 듯 벌써 서운함이 밀려온다. 호텔의 모든 것들, 동네 산책길 그리고 백조의 성은 오랫동안 그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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