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yros Jan 08. 2024

[독일여행/퓌센] 문화유산은 우리의 자부심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서유럽여행

▲  밤이 더 아름다운 노이슈반슈타인 성  © Kyros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 백조의 성)을 찾아 독일 퓌센 (Füssen)으로 향한다. 3시간 여만에 퓌센에 도착, 저 멀리 바위산 중턱에 자그마한 성이 보이는 호엔슈방가우(Hohenschwangau) 마을에 들어서니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다.  여행 중에 뜻하지 않은 특별한 이벤트를 만나는 일은 여행자가 누리는 커다란 행운이다.


▲  호엔슈방가우 마을 축제  © Kyros


초원 한가운데 그림 같은 교회를 중심으로 독특한 복장의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예쁜 전통의상으로 단장을 한 여인들과 말을 달리는 남자들은 이들을 내려다보는 고성과 어우러져 우리를 아득한 과거 속으로 인도한다. 대형 브라스밴드가 연주하는 경쾌하고 웅장한 음악은 축제분위기를 한껏 높여준다. 소와 말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널따란 초원에 온 동네 사람들이 한데 모여 춤추고 노래하고 먹고 마시며 축제를 즐기는 이 조그만 시골은 지금 온 세상 사람을 끝없이 불러들이고 있다.


▲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행복한 마을 사람들  © Kyros


축제의 현장을 뒤로하고 호텔을 향하는 길은 어느새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한껏 치장을 한 수많은 호텔들이 저마다 개성을 뽐내고 있고 노이슈반슈타인성을 향하는 저 엄청난 인파의 발이 되어 줄 마차와 버스들이 부산스럽다.


▲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향하는 마차 대기 행렬  © Kyros


광활하게 펼쳐진 주차장에 들어차 있는 차량들은 영락없이 자동차 공장을 방불케 한다. 도로변에 즐비하게 들어선 카페와 식당 그리고 기념품 가게는 광장을 꽉 채운 여행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유럽 땅을 밟은 지 28일째, 방문하는 곳마다 넘쳐나는 사람들 속을 헤맸지만 오늘 내 눈에 들어온 관광객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동서양의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남녀노소가 모두 모여 있고, 잠시 걸음을 멈추면 귀에 익숙한 말과 낯선 언어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마치 방언을 듣는 듯하다.


저 작은 성 하나를 보려고 우리를 포함해 전 세계인들이 이곳을 향하고, 저 작은 성 하나로 온 마을이 대대손손 생업을 이어간다. 한 지역의 문화유산 하나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어떻게 전달되며 지구촌 사람들에게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기억되는가에 따라 작은 시골마을의 크지 않은 성 하나는 독보적인 존재로 그 위상을 빛내고 있다. 문화유산의 유래와 역사와는 별개로 부여받는 힘이다. 물론 백조의 성은 더할 나위 없이 섬세하고 아름답고 우아하다.


▲  하늘과 어우러진 정교하고 장엄한 노이슈반슈타인 성   © Kyros


관관명소는 자기 나라의 존재를 세계 곳곳에 널리 알리고 가치를 드높이는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와 다름없다. 작은 시골마을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오로지 백조의 성 때문이다. 백조의 성은 곧 독일이다. 독일은 백조의 성을 만나기 위해 방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유일한 곳이다. 한 국가가 소유한 문화유산을 보기 위해 찾아온 우리들을 향한 그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일여행/포츠담] 작은 포도원 별장, 상수시 궁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