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배틀
요즘 김지용 정신과 의사가 쓴 '어쩌다 정신과 의사'를 읽고 있습니다. 책 내용중에 재미있는 말이 나옵니다. 그것은 바로 '고통 배틀'입니다.
고통 배틀
너보다 힘들었던 나도 멀쩡하니 넌 아플 자격이 없다는 말. 이른바 '고통 배틀'이다.
처음 이 단어를 보았을 때는 아무런 감흥없이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 수록 머리속에는 '고통 배틀'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고통 배틀... 이라니... 우리의 인생은 이제 경쟁할 것이 없어 고통까지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나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내가 당하는 고통은 남이 당하는 고통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남자들끼리 자기가 근무했던 군대가 가장 빡세고(??) 악명이 높았다고 목소리를 높힙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다 이겨내고 어느 새 사회로 돌아와서 주어진 삶을 살아갑니다.
저 또한 고통 배틀을 강요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나는 이만큼 힘들었는데, 너의 문제는 별거 아니다. 이런 태도를 보면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힐링 배틀
힘들었던 과거 속에 갇혀있던 나의 작은 아이는 떠나 보내고 이제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보아야 할 때입니다. 내가 큰 고통을 당하였다는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나도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는 틀린 말입니다.
고통 배틀보다는 힐링 배틀이 필요한 때입니다. 코로나19로 고통 당하는 우리의 이웃들에 얼마나 힘들었냐고 손을 한 번이라도 붙잡아주고 안아주고 격려해야 할 때입니다. 힐링 배틀을 통해 세상을 아직도 살만한 가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언제가 우린 인생을 돌아보면 고통 배틀로 가득찬 인생이 아니라 힐링 배틀로 가득찬 인생이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