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보내며

: 갑자기 다가온 가을맞이를 겸하다

by 천생훈장

광복절을 낀 연휴 기간까지도 그토록 덥고 습하더니, 어제밤부터 문득 서늘해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공기는 바삭하고 햇살도 너그러워졌는데, 갑자기 다가온 가을이 마치 반칙처럼 느껴진다.


내 생애 또 한 번의 여름이 이처럼 지나가고 있다. 살아오는 동안 많은 여름들이 오고 갔으나, 한 번도 그 여름을 온전하게 맞이하고 보낸 적은 없다. 언제나 놓쳐버리는 시간들이 많은 삶.


운이 좋으면 스무 번에서 스물 다섯 번 쯤의 여름을 더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삶의 마지막 문턱을 넘기 전에 그 여름의 온전함을 찬란하게 겪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스스로도 확신하기 어려운 소망이다. 매일매일 삶의 자리에서 닦아 나가야 할 뿐.


여름을 보내며 안부를 여쭙는다. 모두들 자기 자리에서 찬란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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