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쿼이아(혹은 메타세콰이어)는 빨리 자라는 나무이다. 측백나무과에 속하고 편백이나 측백 혹은 소나무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종이란다. 낙우송과는 겉모습이 거의 같아서 헷갈리기도 하는데 역시 엄연히 다른 나무이다. 수삼(水杉)나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메타세쿼이아라는 이름이 훨씬 잘 알려져 있고 친숙하다. 20세기 초반에 화석이 먼저 발견되어서 멸종된 고대의 나무로 여겨졌으나, 나중에 살아 있는 개체가 발견된 특이한 나무이다. 야생 상태에서는 오천여 그루 밖에 남아있지 않은 귀한 종이지만 1950년대에 미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나무로부터 씨앗을 대량 배양하여서 전 세계로 퍼졌다. 우리나라도 1950년대 이후에 이 나무를 분양받아 전국적으로 심어서 이제는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근무하는 의과대학 캠퍼스 주변과 길 건너 칠암 캠퍼스의 화단과 학내 도로변에도 메타세쿼이아들이 제법 있는데, 처음 봤던 이십여 년 전에 비하면 눈에 띌 정도로 많이 자라 아름답고 무성한 숲이 되어 있어서 그 나무들이 그리 빨리 자라는 줄 알게 되었다.
주변의 메타세쿼이아 중 칠암 캠퍼스 학내 도로변의 나무는 칠팔 년 전쯤에 주가지가 뭉텅 잘리웠고,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대로를 하나 건너 있는 아파트 단지의 담 안에 심어진 나무들도 비슷한 때에 주가지 뿐만 아니라 붙어 있는 모든 가지들이 싹둑 잘려져 나가 통나무처럼 몸통만 남겨지는 참사(?)를 겪었다. 어찌나 가지치기를 심하게 했던지 저러다 고사(枯死)하지 않을까 싶은 정도였는데, 놀랍게도 이제는 가지치기를 하기 전의 상태만큼이나 잎도 가지도 무성해졌다. 그걸 보면서 메타세쿼이아가 빨리 자랄 뿐만 아니라 회복력도 놀라운 나무라는 걸 더해서 알게 되었다.
도로변의 가로수들은 통행하는 차량의 시야를 가리므로 가지치기를 많이 해 줘야 된다지만, 그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심하게 가지치기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경우가 많다. 도로변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아파트 울 안에 있는 나무들은 그렇게까지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가로수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가지치기에 대한 자세한 형편이나 방법을 알지 못하니 어떻게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아무려나 다시 아름답게 자란 메타세쿼이아를 보면서 다니게 되어 마음이 한결 푸근한데, 도심에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심은 나무들도 자기 나름대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조금 더 세심하게 눈길주고 보살피면 좋겠다 싶어지기는 한다.
아파트 단지 담벼락 위로 자란 메타세쿼이아들. 가지치기 직후에는 그냥 통나무들이 서 있었다.
조금 가까이서 찍어 본 메타세쿼이아 한 그루. 몸통이 잘리면서 양갈래로 뻗어올라간 가지와 잘린 부위 바로 아래에 사방으로 자란 작은 가지를 볼 수 있다.
칠암캠퍼스 서쪽 진입문에 조성된 메타세쿼이아 숲길의 나무들. 자세히 보면 윗동이 잘린 상태로 다시 자란 흔적을 볼 수 있다.
길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 뒤로 늘어선 메타세쿼이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