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심은 느티나무 세 그루

L 교수님께 드리는 글

by 천생훈장

L 교수님께,

교정을 지나가면서 보았더니 교수님께서 기증하고 심으신 느티나무 세 그루가 참새 혀 같은 새잎들을 내밀고 있습니다. 다른 나무들은 이미 큼지막한 잎들을 가득 달고 있음에도 유독 싹이 나지 않아서 마음이 쓰였는데 말이지요.

먼저 자리 잡은 나무들이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 이 나무들은 이제 봄의 가운데로 들어서는 형국입니다. 무성한 나무들은 무성한 대로, 여린 잎을 단 나무들은 여린 대로 아름답고 장합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신의 속도대로 잎을 피워내는 나무들을 보면서 우리들도 그러하지 않을까, 그러니 앞섰다고 자만할 것도 뒤처진다고 두려워할 것도 아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속도대로 내면의 리듬을 따라 꾸준히 한 걸음씩 내딛는 것, 그것만이 날마다의 일상을 아름답고 충만하게 꾸리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요.


변덕스러운 봄 날씨인데, 늘 보중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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