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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형 Mar 31. 2024

벽을 만났을 때

나를 가로막는 발판들에 대해

3. 벽을 만났을 때


벽, 나를 막아서는 큰 장애물

 살다 보면 잘 나아가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턱 하고 막히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사소한 일에서도 있을 것이고 중대한 일에서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마치 걷다가 어딘가 부딪힌 것 같은 이것을 작가는 '벽'이라 표현하겠다. 


 벽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나타난다. 또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순간에 나타난다. 나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벽을 만나기도 하고 시작과 동시에 만나는 벽도 있으며 끝날 때쯤 만나는 벽도 있다. 이러한 벽들의 공통점은 우리를 좌절시킨다는 점이다. 가끔은 너무 높아 보여 올라갈 엄두도 안 날 때가 있고 너무 두꺼워서 뚫을 없다는 알고 체념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벽을 만나길 기대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물론 어떨 땐 벽이 너무 낮아서 쉽게 넘어가기도 한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벽'이란 우리를 멈춰 서게 하는 그런 벽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함께 벽을 만나러 가보도록 하겠다.


인생이라는 계단

 벽 얘기를 하기에 앞서 계단 얘기를 하고 가겠다. 작가는 인생의 성장 과정은 '계단식'이라고 생각한다. 곡선으로 휘어 올라가는 것이 아닌, 계단처럼 한 칸씩 올라가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계단은 참 길고 높다. 물론 사람마다 자신이 꾸는 꿈과 목표가 다르기에 계단의 길이와 높이는 상이할 것이다. 계단이 얼마나 많고 높고 긴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저 모두가 계단을 오른다는 것이기에.


 계단은 평평한 밟는 면과 높이 올라가는 벽면이 존재한다. 인생의 계단도 이와 같다. 하지만 둘의 차이점은 인생의 계단은 일반 계단과 다르게 밟는 면과 벽면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다. 어떨 때는 밟는 면이 너무 길어 망망대해를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또 밟는 면이 너무 짧아 벌써 여기까지 왔나 싶을 때도 있다. 벽면의 높낮이도 재각각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계단을 오른다.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말이다. 앞으로 나아가 벽면을 만나고 벽면을 넘어 다시 앞으로 나아가길 반복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벽은 정확히는 이 계단의 벽면이다. 


벽을 만났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벽을 만나면 두려워하다 좌절하고 그렇게 걸음을 멈추게 된다. 물론 작은 벽은 그저 넘어가면 되지만 벽의 크기는 마음(그것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수록 커지는 것 같다. 어떨 땐 벽이 너무나 높아 시선을 치켜들고 위를 쳐다봐도 그 끝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무력함과 좌절감이 찾아온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이걸 넘을 수 있을까? 오르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꼭 올라야만 하는 걸까? 올라갈 방법이 있긴 할까? 하는 등의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쓰나미처럼 밀려 들어온다. 도전을 해봤다가도 터무니없이 높은 벽에 그냥 포기하기도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생은 계단이다. 그렇다면 이 벽만 넘으면 다시 평지가 나올 거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 된다. 아마 사람들도 알고 있을지 모른다. 이 벽만 넘으면 더 높은 단계에 올라가 걸을 수 있으리란 것을. 하지만 벽을 오르기로 마음먹는 것도 직접 오르는 것도 그걸 알기만 한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특히 요즘 같이 귀찮아하는 마음이 넘치는 사회에서는 벽은 귀찮고 쓸데없는 존재기도 하니 말이다. 


 참 모순적인 건 모두가 성장하고 싶어 하면서도 벽은 오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분명 성장하는 방법은 명확히 존재하는데도 그걸 따르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계단을 오르길 마다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하거나 지쳐 쓰러진다. 벽을 돌아가려고 옆으로 가기도 하고 그냥 뒤로 돌아가기도 한다. 벽을 만나면 자신에게 슬럼프가 온 거라며 벽을 오르는 것을 미루기도 한다. 결국 그들이 얻는 것은 제자리걸음 혹은 퇴보뿐이다. 그렇게 멈춰버리게 된다. 그리고 점점 그곳에 갇혀 나올 수 없게 된다. 무력감과 좌절감, 패배감이 자신을 지배하게 되고 자존감은 깎여만 간다.


 독자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싶고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계단을 올라야만 한다. 아무리 고되고 힘들고 귀찮더라도 말이다. 지금 높은 위치에 있는 분들은 아마 이 계단을 누구보다 열심히 올라온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출발점도 중요하지만(흔히 말하는 수저) 출발점이 낮다고 해서 높이 못 올라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벽을 오르기 위한 수단이 많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벽은 그런 수단이 있어야만 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단이 얼마나 많고 얼마나 높은 곳에서 출발하는가 보다 중요한 것은 오르고자 하는 의지이다. 


벽을 만난다는 것은 성장할 수 있는 기회

 벽을 만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런 소중한 기회를 무력감과 좌절감에 밀려 날려버리기엔 너무나 아깝지 않을까. 자신이 정말 얻고 싶다면 의지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천천히라도 그 벽을 올라야 한다.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다시 손을 뻗어 벽을 올라야만 한다. 아무리 높은 벽이라도 우리는 오를 수 있다. 가끔은 옆에서 누군가가 길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가 걸었던 길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성장의 부분에서 불가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벽을 만났을 때 그 힘듦을 즐길 줄 안다면 그 사람은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벽을 마주하고 올라갈 방법을 찾는 것, 우리가 벽을 만났을 때 가져야 할 생각이다. 지쳐 쓰러지고 포기하기엔 벽을 만나기 위해 달려온 시간이, 그 노력들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그렇게 벽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 벽을 만나길 기대하는 자신을 있을 것이다. 물론 다시 벽이 두려워질 있지만 그 경험은 평생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다시 두려워졌더라도 금방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조급해지면 안 된다. 남들은 이미 벽을 오르고 있는 것 같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을 때, 남들을 따라가겠다고 달리다가는 넘어질 것이다. 또 막무가내로 벽을 오르려다 추락할 것이다. 남에게 한 눈 팔다가 발을 헛디뎌 더 밑의 계단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 계단은 나만의 것임으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남이 어떤 위치에 있든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그저 나의 계단을 꾸준하게 올라가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꾸준히 성장해나가야 한다.


평지를 걸을 때

 벽이 있다면 평지가 있다. 계단의 밟는 면인 이 부분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 


 벽을 즐길 수 있게 되면 벽을 얼른 만나고 싶어 진다. 더 높이높이 올라가고 싶어 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은 이 평지가 너무나 길어 벽을 오래 만나지 못할 때도 있다. 러닝머신 위에 있는 듯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작가가 생각하기엔 이 평지가 길어 너무 오래 걸을 때 우리 인간은 슬럼프를 느끼는 듯싶다. 하지만 그 슬럼프도 결국 계속 걸으면 다음 벽을 만나게 되고 그 벽을 오르는 순간 깨진다. 


 이 평지는 우리에게 준비의 땅이다. 다음 벽을 오를 준비를 하는 것이다. 벽을 만나도 좌절하거나 무력해지지 않게. 올라갈 힘을 만들고 방법을 탐구하고 수단을 얻는 길이다. 어쩌면 벽을 오르는 것보다 이 평지를 잘 걸어가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는 평지와 벽을 지나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걸어가고 있다.


작가의 말

 연기를 할 때 참 많이 들었던 생각이다. 잘 되는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 막히고, 막혀서 끙끙대고 있으면 어느 순간 뭔가를 깨달은 듯 술술 풀린다. 위에 적힌 말들은 작가가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가끔은 도망가고 싶기도 했고 뒷걸음질 치다 아래 계단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는 시기가 분명 있었다. 벽을 두려워했었고 낯설어했으며 그렇게 많은 성장의 기회를 놓쳤었다. 스스로에게 슬럼프니 어쩔 수 없다며 의미 없는 위로를 해보기도 했던 것 같다. 


뮤지컬이 너무나 어려워 방황하던 내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규형아, 인생은 누구나 곡선으로 오르고 싶겠지만 그럴 수는 없어. 

왜냐하면 인생은 계단처럼 하나씩 올라가야 하거든."


작가는 이렇게 답했다.


"쌤, 무슨 벽이 있는 것처럼 막막하고 앞이 안 보여요.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만두고 싶어요."


"계단은 하나의 땅과 하나의 벽으로 이루어져 있지? 네 말대로 지금 네 앞에 벽이 있는 거야. 그리고 그 벽을 오르면 많은 배움이 있을 거야. 그리고 그 배움은 그 벽을 오르는 동안 얻게 되는 거지. 벽을 오르고 싶다면 그저 지금처럼 하나씩 해나가면 돼. 그럼 어느새 다음 벽을 찾게 될지도 몰라."


선생님이 답했다.


 작가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축 처지던 어깨를 돌려 펴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렇다. 벽을 오르면 새로운 단계를 만나는 것이다. 그때부터 벽을 찾으려 했고 벽을 만날 준비를 했으며 벽을 만났을 때는 오르기 위해 수많은 도전을 하고 그 과정을 즐겼다. 그 덕에 난 금방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만약 작가가 여전히 벽 앞에 앉아있었다면 지금의 작가는 이러지 않았으리라.


 이 글을 전부 읽은 독자도 꼭 벽을 만나길 즐겼으면 좋겠다. 또한 지금 벽을 앞에 두고 있다면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해 보길. 그럼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벽을 올라있을 것이다. 벽은 오르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꾸준함으로 나아가면 어느새 올라가게 된다. 물론 멘토를 통해 그 길을 배울 수도 있고 책을 통해 누군가 만들어둔 방법을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벽을 잘 올라 누구보다 높이 올라가길 진심으로 기도하겠다. 읽어준 것에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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