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에 빨래를 넌다.
하나 둘 옥가지와 이불들이 걸린다.
추욱 힘 없이 엎어지면서
아무런 힘 없이 바람이 시키는 대로 춤추는 빨래.
빨랫줄에 빨래를 넌다.
하나 둘 옷가지와 이불들이 걸린다.
가득했던 물기가 강한 햇빛에 부끄러운지 점점 저 멀리 도망간다.
어느새 다 마른빨래들이 빼꼼 얼굴을 내민다.
빨랫줄에 빨래를 거둔다.
하나 둘 옷가지와 이불들이 내려온다.
이제 더 이상 바람은 빨래를 움직일 수 없다.
빨래는 그렇게
각각의 모양으로 곱게 접힌다.
그리고 다시 어두컴컴한 옷장 속으로 들어간다.
어두컴컴한 옷장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