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규형 Mar 28. 2024

빨래

빨랫줄에 빨래를 넌다.

하나 둘 옥가지와 이불들이 걸린다.

추욱 힘 없이 엎어지면서

아무런 힘 없이 바람이 시키는 대로 춤추는 빨래.


빨랫줄에 빨래를 넌다.

하나 둘 옷가지와 이불들이 걸린다.

가득했던 물기가 강한 햇빛에 부끄러운지 점점 저 멀리 도망간다.

어느새 다 마른빨래들이 빼꼼 얼굴을 내민다.


빨랫줄에 빨래를 거둔다.

하나 둘 옷가지와 이불들이 내려온다.

이제 더 이상 바람은 빨래를 움직일 수 없다.

빨래는 그렇게

각각의 모양으로 곱게 접힌다.


그리고 다시 어두컴컴한 옷장 속으로 들어간다.

어두컴컴한 옷장 속으로.

매거진의 이전글 가면을 쓰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