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시간이 흘렀고, 크고 작은 사건들은 쌓였다.
뚜렷했던 이야기들은 한 데 뒤엉켜버려 시간상 무엇이 먼저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과거 개인사를 하나 둘씩 꺼내다 보면 사실 그 자체보다 그 사건을 대하던 내 태도와 의지 같은 게 더 분명할 때가 많다.
원형이란 그런 게 아닐까.
엉켜버릴 정도로 수많은 겹침과 섞임을 가장 단순하게 만든 것. 그래서 그 자체로 질서가 되어 버린 것.
과거의 사건이, 그 의미가 어느 날 불현듯 새로울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질서 덕분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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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안에 수많은 원본 이미지가 있다. 촬영된 일자가 모두 다른 자연, 도시, 빌딩 등과 같이 개별적인 개체들이 응당 사실 같았던. 하지만 이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신 한데 엉켜버린 충돌된 사건(이미지)이 되어, 곡선과 빛깔로 응축시키고 나아가 질서를 만들었다. 미래로 나아가기 수월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