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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Dec 05. 2023

거부감의 민낯

나는 저런 사람들과 달라.
저러고 있다니 안타까워.
정말로 될 거라 생각하나?

그렇게 분리하고 거부하자


실수를 하고, 어지럽히고,

어쩔 줄 모르는 내가 다시 등장했다


돌아가지 않을 것 같던 모습과

지운 줄 알았던 감정을 발견한 순간,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나는 아직도 이렇게나 부족하구나!'


영감이 가득한 듯, 온 세상을 다 사랑할 듯

그렇게 눈물 흘리고 감사하고 기뻐했어도

돌아서서 한 순간에 이렇게 나약해질 수 있는 '사람'이구나.


성숙한 사랑을 달라고 기도했다.

성경에 나오는 것처럼

교만하지 않고, 무례하지 않으며

오래 참는 그런 사랑


그래서 그랬구나.

사랑을 가르쳐주려고,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의 볼 수 있도록.


그러니 인정할 수밖에.

지금 내게 펼쳐지는 삶의 모습은,

더없이 완벽한 계획 안에 있다는 걸.


그럼에도 나를 사랑하시나요?

이렇게 숯덩이처럼 검게 그을렸는데도요?

그래도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다고요?


신의 대답은 언제나 '그렇다'였다.


신은 모든 것

고결한 것도 더러운 것도

악마저도 신의 안에 있으니

선을 드러내기 위해 악을 보였으며

깨끗함을 알게 하려 더러움도 보였으니

신은 모든 것, 완전하며 완벽한 것


나는 손가락질할 자격이 없다.

완벽한 건 신이지 내가 아니다.


'이 정도면 착하게 잘 살았지.'


깊이 보니 아니다.

생각과 말과 행위로 지은 죄가 너무 많아

고개를 들 수 없다.


그런 내가 누구를 판단하고 규정할까?

그저 나와 같은 내 이웃

살아가는 모두를 사랑할 수밖에.



예전에 썼던 글을 보았다.

며칠 째 거부감을 느낀 타인의 생각이

소름 돋도록 과거의 내 모습이었다.


그래, 외면해 둔 내가 건드려진 거야.

그래서 괴로웠던 거야.


충분히 안아주지 못했구나.

 

내 안의 사랑이 부족해서

날 닮은 당신들을 받아들이지 못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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