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레인 Dec 07. 2023

위대한 작품은 억지로 생각하지 않을 때 나온다.

정보 검색을 핑계로 벌써 한 시간째,

모니터를 켜놓고 뱅뱅 돌고 있는 은영


'러닝머신이라도 하고 올까?'


'운동은 무슨 운동이야. 이따가 지민이도 데리러 가려면 시간이 없다고. 그렇게 끈기가 없어서 어쩌려고 그래.'


'그렇지? 열정을 발휘해야겠지?'


....

가까스로 의지를 짜내 버티고 앉았지만

여전히 진도는 나가지 않고...


잠시 후 은영은

하릴없이 뒤적이던 메모장에서

과거의 자신이 남겨놓은 조언을 발견했다.


내가 보장할게. 그냥 나가서 뛰어.


'그래, 위대한 글은 억지로 생각하지 않을 때 나오는 거야!'


괴롭다면 욕심이다.

'억지로' 하고 있다면 내려놓아야 한다.


힘들어도 '기꺼이'

사랑이라면 어려워도 하고 싶을 테니까-



'뭐 해? 예전의 내가 보장한다잖아.

만 미적거리고 뛰라고!'


'옆에 메모 보이지? 다 가진 사람의 마인드!

다 가진 자는 조급하지 않지. 여유로운 선택을 할 거야.'


주섬주섬 옷을 챙기면서까지 약간의 저항감이 올라왔지만, 이어폰을 꽂고, 운동화를 신었다.


현관문을 나서 가슴이 트인다.


'나오길 잘했다!'



아파트 헬스장,

매번 그렇듯 러닝머신 40분.


자동으로 플레이되는 라이온킹의 주제가를 듣다가 눈물이 쿵 맺혔다. 다행히 사람이 거의 없어 은영은 조금 더 울먹거릴 수 있었다.


Remember who you are


어젯밤 '거부감'을 고백하며 외면했던 내 모습을 인정했기 때문일까? 슬프고도 웅장한 음악이 내면에 뭔가를 차오르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걷고 있는 은영에게 라이온킹의 대사 하나가 계속해서 맴을 돈다.


Remember who you are



당신이 누구인지 기억해요.


힘겹게 살아가며 먼지가 묻고 빛을 잃기도 했지만

드러났든 그렇지 않든 모두의 본모습은

참으로 하며 선하다는 것.


라이온킹의 '심바'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 빼앗긴 땅으로 돌아갔듯, 모두가 숨겨진 빛을 깨닫고 잠재된 능력을 펼쳐내기를...


저절로 나오는 기도에 벅찬 행복이 스민다.


사랑은...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자세히 보지 못하고  

거부했던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이렇게 또 사랑을 배우는구나.

사랑할수록 행복하구나.


흐르는 눈물

빛으로 보이는 세상,


그 빛을 가져와

정보도 분석도 더함이 없이


이제는 저절로 쓰이는 글을 쓸 차례다.

사랑이 차오른 상태로, 기꺼이-


Remember 듣기↓









                    

매거진의 이전글 거부감의 민낯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